미래에셋 부당지원 재판… 검찰 "이메일에 적힌 최고경영진 누구냐"

증인 나선 미래에셋생명 직원, 김승건 사장 말했지만 박현주 회장은 언급 안해

이정희 승인 2023.09.20 06:48 의견 0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정희기자] 미래에셋그룹 골프장 부당 지원 사건을 다루는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이메일에 나오는 미래에셋 최고 경영진이 누구냐"고 공세를 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2015~2017년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 골프장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 일감을 몰아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일가 지분이 91.86%에 달하는 회사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7차 공판기일을 지난 19일 열었다. 피고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이다.

검찰에 의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이 2015~2016년 블루마운틴 골프장에 올려준 매출액은 240억원에 달한다. 골프장 총매출액의 72%에 이르는 수치다.

법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에 약식 명령으로 각각 벌금 3000만원을 내렸다. 두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정상적인 가격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사용했으며 부당 지원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7차 공판에선 미래에셋생명 직원 이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5~2018년 미래에셋캐피탈과 옛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에 파견돼 VIP(주요 인사) 마케팅 업무를 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V-Point 멤버십 운영에도 관여했다.

검찰은 이 씨가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대우 직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제시하며 블루마운틴 골프장, 포시즌스 호텔 사용 압박이 있었는지 질의했다.

특히 검찰은 V-Point 멤버십 프로모션이 블루마운틴 골프장, 포시즌스 호텔 매출 증대에 기여했을 뿐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은 별다른 효과도 보지 못한 채 판촉 비용만 부담한 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씨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강제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블루마운틴 골프장과 포시즌스 호텔을 활용했다고 했다. V-Point 멤버십 프로모션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의 VIP 마케팅에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메일에 있는 'V-Point 멤버십에 관심을 둔 미래에셋 최고 경영진'이 누군지 물었다. 이 씨는 미래에셋컨설팅 대표인 김승건 사장을 말했지만 박현주 회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승건 사장은 박현주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1966년생으로 전남 장성군 출신이다. 전남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기획팀장, 미래에셋캐피탈 대표를 지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1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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