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푸틴과 김정은의 크레이지 ’쉘 위 댄스’

최진우 승인 2023.09.15 11:21 의견 0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오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다. 외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데 이어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간략한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2019년 4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첫 해외 방문이다.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은 오후 12시 30분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고, 김정은의 차량이 도착했을 때에 맞춰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김정은에 극진한 예우를 갖췄다.

이어 열린 대담에서 푸틴은 김정은에 북한제 무기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북한에 러시아가 갖고 있는 우주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담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지만, 양측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내용이 틀림없이 포함되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형식적으로 푸틴의 초청에 의해 이뤄졌다. 푸틴이 김정은을 직접 러시아로 초청해 무기지원을 요청할 만큼, 러시아는 북한제 무기에 절박한 상황인 것처럼 보인다.

김정은과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의 상황은 이렇다. 작년 2월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루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에 크게 의존해왔다. 핵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전쟁은 탱크와 미사일, 로켓포 등 재래식 무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러시아는 재래식무기를 거의 다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사일의 경우 러시아는 생산량을 크게 늘려 초기의 미사일 부족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탱크와 로켓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전투현장 곳곳에서 무기 고갈을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많은 분야에서 협력해왔는데, 특히 재래식 무기에서 공유하고 있는 기술과 정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왔다.푸틴은 북한이 갖고 있는 미사일 뿐 아니라, 탱크포탄, 로켓포 등 재래식 무기를 더 많이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는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북한의 무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는 것을 막으면서 우크라이나와 그 지원 국가들에 전쟁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우크라이나 군 진지로 러시아군이 그라드 다연장 로켓을 쏘고있다@연합뉴스

김정은은 러시아에 재래식무기, 특히 탄약과 포탄을 제공하는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우주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크로닌 석좌는 “김정은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고 양보를 강요하기 위한 핵무기를 전방위로 배치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주 기술 및 노하우는 김정은이 정찰위성에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갖고 있는 재래식 포탄 재고량이 수백만 발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의 재래식 탄약이 러시아에 공급된다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게되어 결국 북한이 명분없는 전쟁에 무기를 제공하는 악의 무기고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4년5개월만에 성사된 푸틴과 김정은의 만남은 결국 서방국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이라는, 악의 연결고리가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우울한 분석이다.

특히 북러간 무기 거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속해 전쟁을 할 수 있게 되며, 북한은 러시아 군사 기술을 통해 미사일 등 무기 전력을 개선할 수 있게 되며 한국, 일본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증대될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과 김정은 ‘쉴 위 댄스’를 지켜보는 한국으로서는 우려와 함께 방어태세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뉴스임팩트 최진우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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