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헬기@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국산 수리온 헬기 개발을 비롯해 세계 4위 헬기 보유국 대한민국이지만 핵심기술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소기관이 차세대 고속헬기용 기어박스 개발 등에 성과를 내면서 헬기 자립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2018년 해병대 수리온 헬기 추락은 헬기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 사건이다. 헬기 기술의 핵심은 로터와 엔진이다. 수리온이 국산 헬기라 할 수 있지만 핵심기술은 여전히 에어버스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육군과 경찰 등에 보급 되고있는 수리온 헬기 개발은 2006년부터 23년까지 국비 9조921억원이 들어간 국책사업이다. 방사청은 △동력전달장치(기어박스) △로터블레이드(회전 날개) △전자제어시스템 등 3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려 했지만 동력전달장치 개발에 실패했다.
정부는 다시 기어박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한국기계연구원은 육군항공학교와 블랙호크 (UH-60)헬기보다 빠른 400km의 속도를 낼수 있는 헬기 기어박스를 국내 개발하기로 하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계연구원은 2018년부터 수리온 기업박스 개발을 진행해왔고 이미 설계를마치고 시제품 생산과 시험평가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AI가 개발한 LAH(경공격헬기)@뉴스임팩트
기업박스 기술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한 고속의 회전을 메인로터에 전달하는 장치다. 이 기술은 고도의 재료 기술과 기계공학적인 설계가 따라야만 안정성을 유지할수 있어 독일,프랑스,영국,미국 만이 기술을 갖고 있다.
물론 러시아,중국 등도 관련 기술이 있지만 내구성 등에서 기술격차가 크다. 전투기 엔진에 쓰이는 터보제트 엔진의 경우 미국제가 1만2000시간, 러시아 4000시간의 수명 주기만 보더라도 이들 국가의 기술격차를 쉽게 알수 있다.
헬기기어박스는 톱니바퀴 모양의 기어와 동력을 전달하는 축, 기어와 축을 연결하는 베어링, 마찰을 줄이는 윤활장치 등 기계장비에 필수인 부품들이 촘촘히 배열돼있다. 에어버스,록히드 마틴 계열 시콜스키 등의 공장에서는 해외 헬기구매고객에게도 철저하게 제조 과정을 숨길 정도로 일급 보안기술이다.
항공기 기어박스에 쓰이는 부품은 얇으면서도 가볍고 2만 rpm(분당회전속도)이 넘는 출력을 견뎌야 할 만큼 높은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무게만 수 t에 이르는 헬기를 하늘로 들어올리는 기어는 5μm(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한 설계와 가공 기술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학교에 수직이착륙기 특화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연구소는 2029년 까지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스텔스 헬기의 핵심기술인 소음저감, 스텔스 형상 등을 개발하게 된다.
해병대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수리온 헬기@뉴스임팩트
방사청은 올해부터 양산 예정인 한국형 중고도무인정찰기(MUAV)의 기어박스 개발 경험을 살려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어를 수평이 아닌 다른 각도로 맞물리게 하는 ‘베벨기어’나 고성능 베어링 같은 부품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소재 강국이 독점하고 설계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기술이다.
홍유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장은 “고생존성 차세대 수직이착륙기 개발에 필요한 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밀리터리 밸런스 2021에 따르면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세계 4위 규모 500대 이상의 헬기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헬기 개발은 미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 벨사는 벨 360인빅터스(Invictus)를 개발해 시험 비행중이다. 이 기체는 스텔스 형상에 무장을 내부에 장착해 레이더 피탐면적과 소음 등을 최소화한 기술이 적용됐다.
반면 록히드 마틴사의 계열사인 시콜스키는 동축반전로터와 꼬리날개에 추진 프로펠러를 장착한 레이더(Raider)X를 개발했다.레이더 X는 최대 470km의 고속을 낼수 있는 기체다. 미 육군은 2028년 미래정찰공격용 헬기를 두 기종중에서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