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원제 La vita è bella)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개인의 비극적인 결말을 다룬 영화다.

아마 이 영화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수작으로 꼽힌다. 유대인 학살을 다룬 홀로코스트 영화로 국한한다면 IMDb 랭킹에서 쉰들러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배우이자 감독, 극작가, 코미디언인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하고 출연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시골에서 로마로 상경한 유대계 이탈리아 청년 귀도 오레피체(로베르토 베니니)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로 시작된다. 시종일관 웃음과 유머코드로 사랑을 만들어가는 귀도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사랑하는 연인 도라 오레피체(니콜레타 브라스키)와 결혼에 성공하며 사랑스런 아이 조슈아까지 얻게 되는 귀도의 이야기는 거기서 멈췄으면 행복한 웃음코드가 만발한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점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로 끌려가는 귀도 가족의 비극으로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귀도의 아내 도라는 유대인이 아니면서도 자청해서 남편을 쫓아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수용소에서 귀도는 아들 조슈아가 좌절하지 않도록 포인트 1000점을 쌓으면 진짜 탱크를 얻을 수 있는 게임에 참여중이라고 속이는데, 이 과정에서 수용소의 비참함과 독일군의 잔인함까지 웃음으로 희화화하는 귀도의 연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게 한다.

마지막 귀도의 죽음을 암시하는 총소리와 함께 영화는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데, 건물 창고에 숨어 있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조슈아가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텅 빈 수용소에서 미군 탱크를 만나는 장면과 미군병사의 품에 안겨 탱크를 타고 이동하다가 행렬 속에서 헤어졌던 엄마를 만나는 장면은 아빠이자 남편의 죽음과 엇갈린 살아있는 모자의 행복함을 보여준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한국팬들에게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 감독 겸 배우 로베르토 베니니가 2021년제78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을때 기뻐하는 모습@연합뉴스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웃음 코드로 접근한 이 영화는 외국어 영화에 인색한 미국에서도 큰 히트를 쳤다. 와호장룡이 그 기록을 깨기까지 이 영화는 1998년 개봉과 함께 미국내 외국어영화부분 박스 오피스 부문 1위를 차지했었다. 제작비 2000만 달러를 들여 전세계적으로 2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올리며 20세기 가장 성공한 이탈리아 영화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덕분에 로베르토 베니니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남우주연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1999년)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한다.아카데미 시상식 때 코메디배우 짐 캐리의 익살맞은 소개와, 남우주연상 호명에 앞사람 의자 위에 올라가 환호하며 기뻐하는 그의 모습은 늘 점잖고 폼 잡는 헐리웃 배우들과 감독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바로 한 해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탔을 때는 심사위원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발에 키스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극중 부부로 나오는 로베르토 베니니와 니콜레타 브라스키가 현실세계에서도 부부라는 것이다. 둘은 1991년 결혼해서 현재까지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코메디같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유대인들도 적지 않다. 영화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의 견해차가 호불호를 엇갈리게 한다.

최진우 wltrbriant652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