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논단] HD현대 정기선 VS 한화 김동관… STX중공업 인수전 관전 포인트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들이 과감한 결단 내릴 수 있을지 주목

김종성 승인 2023.01.10 09:08 의견 0

SBS비즈 유튜브 캡처=SBS비즈 유튜브

[뉴스임팩트=김종성기자] 최근 재계의 빅이슈는 단연 STX중공업 인수전입니다. 재계 3세대 스타인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사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STX중공업을 두고 격돌해서죠.

STX중공업은 선박 엔진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조선 대기업인 HD현대를 이끄는 정기선 사장 입장에선 무척 탐나는 매물이죠. 김동관 부회장도 STX중공업이 갖고 싶긴 마찬가집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한화가 STX중공업까지 사들이면 HD현대 못지않은 조선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STX중공업 인수전을 지휘하는 두 수장의 역량이 썩 믿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둘 다 스펙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1982년생인 정기선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뒤 HD현대 계열사에서 요직을 두루 역임했죠. 1983년생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책임졌고요.

다만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 모두 현장 경험이 없는 책상물림 엘리트입니다. 똑똑한 만큼 두뇌 회전은 빠르겠지만 세상 물정은 잘 모르죠. 이런 유형의 리더는 별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헤맵니다.

고대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전투는 격동의 상태다. 전쟁터에서의 모든 행위는 격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업 인수전도 '격동'이라 칭할 만한 과감한 결단이 요구됩니다. 도련님으로 자란 정기선 사장, 김동관 부회장이 틀을 깨고 격동에 몸을 맡길 수 있을까요. 그것을 해낼 수 있어야만 STX중공업 인수전의 승자가 될 겁니다. 두 사람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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