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리포트] 푸틴한테 날아온 120조 전비 청구서

이정희 승인 2022.12.21 17:31 의견 0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TV


[뉴스임팩트=이정희기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러시아가 늘어나는 전쟁비용 때문에 빚더미에 나앉을 판이다.

인사이더는 영국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최근 단 하룻만에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에 달하는 국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판매대금을 활용해 전비를 충당했는데, 전쟁이 길어지고 전선이 확대되면서 전비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사회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은 돈을 무더기로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사일 하나 가격이 100만달러를 웃도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수십, 수백 발의 미사일을 쏴대는 러시아가 얼마나 비싼 전쟁의 대가를 치를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CNN 등 외신들은 러시아가 지난 2월 개전 이후 지금까지 전쟁비용으로 900억달러(117조원)를 소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결사항전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러시아의 내년도 국방예산이 올해보다 40% 늘어난 840억달러(약 109조원)로 추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전쟁이 계속해서 길어질 경우 국방예산과 별개로 전쟁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늘어나는 전비를 계속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푸틴의 돈줄이었던 에너지 판매수익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개전 이후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오히려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챙겨왔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에 올라 있다. 전세계 석유생산량의 10%에 해당하는 하루 10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중 500만 배럴을 원유 그대로 수출하고 300만 배럴은 석유제품 등으로 정제해서 수출해 연간 2000억달러(26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캐시카우를 챙겼지만 서방의 제재로 인해 돈줄에 비상이 걸렸다.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지불하지 못하도록 유가상한제를 시행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유럽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있어 러시아의 위기의식은 가중되고 있다. 에너지를 팔아 전비를 충당하는 푸틴의 돈줄을 원천적으로 틀어막기 위한 시도다.

러시아는 서방의 담합이 시장경제를 해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한번 내려진 서방의 결정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부에서도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뚫고 ‘그림자 군단’으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 등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팔아 전비를 조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의 최대고객인 유럽시장의 손실분을 대체할만큼 충분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많다. 러시아가 내년까지 전쟁을 끌 경우 빚더미에 앉을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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