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사진 왼쪽)와 러시아를 20년 넘게 통치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세계가 비둘기파와 매파로 극명히 갈라졌다. 새로 취임한 레오 14세 교황이 평화를 말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려한 2차대전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활용해 힘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레오 14세는 1955년생으로 미국 출신이다. 오랜 기간 페루에서 빈민들을 위해 활동했다. 푸틴은 1952년생으로 러시아를 20년 넘게 통치 중인 독재자다.
11일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8일 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신자들에게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첫 메시지를 건넸다.
반면 푸틴은 지난 9일 대규모 전승절 행사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진실과 정의는 러시아 편이다. 온 나라와 모든 국민이 특별군사작전 참여자들을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정당화했다.
2차대전 이후 국지전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세계를 지배한 주도적 흐름은 평화였다. 하지만 미국 다음가는 군사 대국 러시아의 수장인 푸틴은 평화를 부정하고 힘을 택했다. 14억 가톨릭 신자의 정신적 지도자인 교황이 평화를 염원한들 푸틴의 마음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교황은 몇 개 사단을 갖고 있느냐"고 발언한 적이 있다. 약육강식의 국제 정치에서 고매한 이상 따윈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푸틴은 스탈린식 현실주의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가 러시아 최고 권력자로 건재하는 한 세계는 힘과 평화로 분열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