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한때 ‘스포츠용품의 제왕’으로 불리던 나이키가 최근 주가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거리 한복판에서 나이키 로고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그냥 해봐(Just Do It)’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나이키는 단순한 운동화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이 ‘스포츠 제국’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 후, 나이키의 주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매출이 부진했고, 북미에서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나이키 주가는 작년말 77달러에서 현재는 59달러로 28% 가량 하락했다.
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을까 의문이 든다. 과거에는 '나이키를 신으면 멋지다'는 감성이 강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젊은 세대는 더 다양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며,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로 전환했다. 한켤레에 20만 원을 훌쩍 넘는 운동화가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나이키는 최근 몇 년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2C 전략’에 힘을 쏟아왔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형 유통채널과의 관계를 줄인 대신, 온라인 판매에 집중했지만, 오히려 고객 접근성을 낮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이키가 주춤하는 사이, 뉴발란스, 아디다스, 푸마 등 경쟁 브랜드는 빠르게 소비자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뉴발란스는 ‘편안함’과 ‘일상성’을 앞세워 Z세대와 밀레니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심지어 중국 브랜드인 안타(Anta), 리닝(Li-Ning)도 자국 시장에서 맹추격 중이다.
물론, 나이키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리는 없다. 여전히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와 스포츠 스타들과의 파트너십, 글로벌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나 축구 황제 음바페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은 여전히 나이키를 입는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은 빠르게 변한다. 기술보다는 ‘브랜드 경험’이 중요해진 시대, 나이키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월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지금이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실질적인 혁신 없이는 반등이 어렵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마케팅, 커스터마이징 제품, 지속가능성 등에서 얼마나 발 빠르게 변화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