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도입한 미국제 F-35스텔스 전투기@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냉정하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끊는 것을 지켜본 유럽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은 이미 미국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데, 트럼프의 일방통행식 외교로 인한 불똥이 언제 유럽국가들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각에선 더 늦기 전에 유럽이 독자적으로 군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영국지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끊는 것을 본 상당수 유럽 국가 정부가 이미 구매한 미국산 무기를 계속 작동시키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더글러스 배리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 선임 연구원은 “핵심 방위 파트너로서 미국에 대한 의존성에 분명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세계 무기 시장에서 미국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은 전 세계 무기 수출의 42.0%를 담당하며, 가장 큰 무기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 무기의 40%를 수출하는 최대 방산시장이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각각 11.0%의 점유율로 공동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감소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전 5년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자체 군사 장비 수요 증가와 국제 제재로 인한 부품 조달 어려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전 세계 무기 수출의 5.8%를 차지하며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무기 수출은 러시아의 감소된 수출을 일부 대체하며 아프리카 등지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독일은 5.6%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2.0%의 점유율로 10위에 위치해 있다. 특히 한국은 최근 방산 수출을 확대하며 국제 무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미국의 지배적인 위치를 보여주며,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주요 무기 수출국들의 비중 변화를 나타낸다. 특히 러시아의 무기 수출 감소는 국제 무기 시장의 재편을 시사하며, 이는 향후 방산 산업의 동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막대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할지, 아니면 이참에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지 선택해야 할 처지에 몰리게 됐다.

EU내 대표 싱크탱크 브뤼헐과 킬세계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원 없이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비하려면 유럽 국가들은 매년 2500억 유로(약 380조 원)의 추가 국방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금액은 EU 회원국들의 지난해 평균 방위비 지출 규모(GDP 대비 1.99%)를 대폭 상회하는 것으로, 미국의 군사적 보호 없이 독자적으로 방위를 책임질 경우 최소 GDP 대비 3.5~4.0%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