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LNG운반선@HD현대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HD현대가 중국산 선박 기피 현상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 단골손님으로 알려진 그리스 해운사 캐피털 마리타임이 HD현대 조선 계열사로 발길을 돌렸다. HD현대삼호에 88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6척, HD현대미포에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과 1800TEU급 6척을 발주하기 위해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5억5000만달러(2조 2700억원), 선박 인도 시기는 2027~2028년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수수료 부과 정책을 발표한 이후 발주처를 한국 조선소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캐피탈 마리타임의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회장은 “중국산 선박을 모두 미국 이외의 서비스에 재배치할 것”이라며 “관세는 수년 동안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 같지만, 중국 선박에 대한 USTR 항만료는 지속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벌써 연간 수주 목표(180.5억달러)의 20%를 채웠다. 아프리카 선사와 LNG 벙커링선 4척 건조 계약, 영국 선주 퓨러스 마린와 규모의 LNG 운반선 1척 건조계약, 앙골라의 국영 석유회사 소낭골 탱커 2척 건조 계약 등을 체결하면서다.
HD현대가 LNG선박·LNGBV(액화천연가스벙커린선) 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주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 예정이었던 LNGBV 2척 주문을 취소한 미국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 컨테이너선 3척과 LNG 이중 연료 추진선 최대 7척 등 대규모 발주를 앞둔 대만 해운사 양밍해운 등과 계약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밍해운은 선박 납기일과 신조선가만 맞으면 발주를 넣는다는 입장이지만, 미주가 양밍해운의 주력 노선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 조선소가 계약을 따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입찰이 예상되는 일본 이마바리 조선은 2028년까지 슬롯이 대부분 예약된 상태로 생산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주목된다. HD현대를 비롯한 한국 조선소에 승산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