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 세미나 포스터.@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서해 수호 세미나에서 강영훈 전 2함대 작전참모(해군 예비역 대령)가 "온 힘을 기울여 싸운 군인들을 나라가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군복을 입고 전쟁에 나갈 건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생존자인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천안함 장병들을 모욕한 일부 인사들에 대한 지적이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발생했다. 북한의 어뢰 피격으로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격침됐다.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다. 천안함이 잠수함 대응 능력이 낮아 북한 기습에 당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최원일 전 함장과 천안함 장병들을 일방적으로 질책하며 험한 말까지 퍼붓고 있다.
인사말을 전하는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에서 진행된 '서해 수호와 호국 보훈의 의미' 세미나에 참석했다. 326호국보훈연구소가 세미나를 주최했다. 최원일 전 함장이 천안함 생존 장병들을 지원하고 호국 문화를 조성하고자 326호국보훈연구소를 설립했다.
최원일 전 함장은 인사말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 15주년이 됐는데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다. 안보 의지도 약화했다"며 "서해에선 19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 잇달아 터졌다. 모두 서해 수호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고 했다.
강영훈 전 2함대 작전참모.@뉴스임팩트
강연을 맡은 강영훈 예비역 대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 미 해군 인디애나폴리스함 침몰 사건과 비슷하다고 했다. 전장에서 최선을 다한 군인들을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영훈 예비역 대령은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5년 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함이 필리핀 레이테섬으로 이동하다가 일본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고 격침돼 승조원 수백명이 사망했다"며 "바다에서 상어에게 공격당해 생명을 잃은 승조원도 많았다"고 했다.
아울러 강영훈 예비역 대령은 "인디애나폴리스함은 잠수함 대응 능력이 없었기에 함장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면서도 "미 해군은 사건을 은폐하고자 함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뒤늦게 함장의 억울함이 밝혀졌지만 그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고 했다.
강영훈 예비역 대령은 영국 해군의 사례를 들며 누가 지휘하더라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여겨지는 전투를 겪은 장교에게 만회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해군 셰필드함이 아르헨티나 해군 공격기에 의해 격침당했다"며 "하지만 영국 해군은 함장을 처벌하지 않았다. 셰필드함이 보유한 방공 능력으로는 누가 함장을 해도 다른 방도가 없었다는 게 영국 해군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함장은 셰필드함 경험을 기반으로 영국 해군의 대공 방어 능력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