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방문한 미국 해군장관을 정기선부회장이 안내하고있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미국 의회에서 해군 함정을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의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해군의 함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한국이 협력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가 주목된다.

◇미국 내 조선소 건조 제한 완화 추진=미 상원의 마이크 리(공화) 의원과 존 커티스(공화) 의원은 최근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함정 확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두 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이다. 법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미 해군 함정은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함정 부족이 심화되면서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법안에는 외국 조선소의 건조 비용이 미국 내보다 낮아야 하며, 해당 조선소가 중국 기업 또는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과 일본이 미국 해군 함정 건조의 핵심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군함 제조 경험도 풍부하다”며 “비용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미 해군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군 함정 부족 문제 심각, 한국과 협력 불가피=미 해군은 현재 291척의 함정을 운영 중이지만,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355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 리 의원은 “미국이 해양 안보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의 비교우위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미국이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조선 역량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박재원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미국 내 조선업계는 인건비와 생산 비용이 높고, 조선소 가동률도 낮아 함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고성능 군함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 조선업계, 새로운 기회 맞나=현재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해군 함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군용 선박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최신 구축함과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으며, 이들 조선소는 방산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해군의 함정을 한국에서 건조할 경우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는 물론, 한국 조선업체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향후 법안 통과 여부와 구체적인 협력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추진하는 이번 법안이 실제로 입법화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는 세계 최대 군사력을 보유한 미 해군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