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1997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한 영화 타이타닉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각종 기록을 낳았다. 당시만 해도 천문학적인 수입인 22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상을 휩쓰는 등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거머쥔 보기드문 수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과 성공과는 별개로, 많은 사람들은 영화 속 스토리와 인물 구성이 실제와 얼마나 다를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잭과 로즈, 그들은 실존 인물이었을까"=1997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타이타닉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심한 고증과 감각적인 연출로 타이타닉의 비극은 다시금 현대에 부활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사실과 픽션이 섞인 작품이다.
그렇다면, 영화 속 장면과 실제 타이타닉 호의 역사는 어떻게 다를까?영화의 중심에 있는 잭 도슨과 로즈 드윗 부케이터는 모두 허구의 캐릭터다. 잭은 가난한 화가, 로즈는 상류층 여성이라는 전형적인 대조적 인물 구성을 통해 관객에게 당시 사회적 계급 차이를 강렬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타이타닉에 탑승한 실제 승객들 중 이와 비슷한 로맨스가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1등석과 3등석 승객 사이의 분리와 갈등은 영화에서 다룬 것처럼 실제로 존재했다.
◇선박의 재현, 놀라운 고증=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을 실제처럼 재현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형 계단, 식당, 객실 등은 실제 타이타닉의 내부 설계를 충실히 따랐다. 타이타닉이 두 동강 나며 가라앉는 모습도 역사적 기록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영화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몇 가지 디테일을 수정했다. 예를 들어, 선박이 가라앉는 동안 오케스트라가 끝까지 연주를 한 점은 사실이지만, 연주된 곡목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린다.
많은 사람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타이타닉의 밴드 리더인 월리스 하틀리가 배가 침몰하는 순간,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Nearer, My God, to Thee)를 끝까지 연주했다고 믿고 있다. 그의 바이올린은 2013년 경매에서 약 170만 달러에 낙찰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생존자는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아르키볼드 조이스가 작곡한 클래식 곡 "Songe d'Automne" (가을의 노래)이나 다른 클래식 곡이 마지막으로 연주되었다고 주장한다.
빌런으로 그려진 1등석 남성들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영화에서는 1등석 남성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비겁하게 행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로즈의 약혼자인 칼 호클리(빌리 제인 분)는 영화에서 탐욕스럽고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그러나 실제 기록에 따르면, 많은 1등석 남성들이 자신보다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탈출을 돕고 희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예컨대, 철강 재벌 벤저민 구겐하임은 구조를 거부하며 정장을 입은 채로 최후를 맞이했다고 한다.
◇실존 인물의 재조명=영화 속에서는 실제로 존재했던 몇몇 인물들도 등장한다.
영화에서 "가라앉지 않는 몰리 브라운"으로 불리는 그녀는 실존 인물로, 생존자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영화에선 침몰 직전까지 승객들을 돕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그가 당황해 아무런 지시를 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다.
1등석 승객이었던 이사도르와 이다 스트라우스 부부는 침몰 당시 구조선을 거부하고 함께 침몰한 인물들이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노부부가 물이 들어오는 선실에서 침대에 누워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은 그들을 상징한다.
◇배가 좌초된 진짜 이유와 구조 상황의 차이=영화는 빙산 충돌 직전에 조타수가 방향을 잘못 틀었다고 암시한다. 이는 실제로 역사적 논란 중 하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선박의 과속과 망원경의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지적한다. 영화에서는 빙산을 발견한 후 약 37초 만에 선박이 충돌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는 실제 기록과 비교적 정확하다.
구조 상황의 차이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에서는 3등석 승객들이 격리되어 구조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부분적으로 사실이다. 선박의 구조상 3등석 승객들은 탈출구를 찾기 어려웠고, 일부 승객들은 구조선에 접근하지 못했다.
그러나 영화처럼 물리적으로 갇히거나 폭력적으로 막힌 사례는 역사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영화에서 구조선이 꽉 차지 않고 출발하는 장면은 사실에 가깝다. 일부 구조선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로 떠났다.
영화 주인공인 로즈가 문짝 위에서 살아남고 잭이 얼어 죽는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실제로 그 크기의 문이 두 사람을 지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실험까지 진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