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김동환 전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가 법정에서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장이 삼성웰스토리 사업인 단체 급식이나 식당 운영에 별다른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김동환 전 대표는 1958년생으로 대구 출신이다. 1983년 삼성에 입사했다. 2011~2013년 삼성에버랜드 FC사업부장, 2013~2016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지냈다. FC사업부는 전문 급식, 식자재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다. 삼성에버랜드는 2013년 FC사업부를 따로 떼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했다. 미전실은 삼성 컨트롤 타워 조직이었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7년 해체됐다. 미전실 역할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수행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3차 공판기일을 지난 23일 열었다. 피고인은 최지성 전 실장, 삼성전자 법인, 삼성웰스토리 법인, 박한진 전 삼성웰스토리 경영지원팀장이다.

최지성 전 실장은 1951년생으로 강원 삼척시 출신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판매사업부장(상무), 디스플레이사업부장(전무), 디지털미디어 총괄 부사장, 정보통신 총괄 사장, 대표를 역임했다.

검찰은 2022년 11월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3~2020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를 동원해 삼성웰스토리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매출액 2조5951억원, 영업이익 3426억원에 달하는 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박한진 전 팀장에겐 2018년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를 조사할 때 증거 문건을 은닉, 파쇄한 혐의가 있다.

1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환 전 대표는 "미전실 임원들과 분기별로 실적 회의를 했다"면서도 "미전실에서 단체 급식 문제로 어떤 지시를 하진 않았다. 2012년 삼성전자 몇몇 직원이 급식 품질의 미흡함을 지적하자 '불만이 안 나오게 하라' 정도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검찰은 미전실 수명 사항을 담은 자료를 포함해 미전실이 단체 급식 현안을 다룬 사실을 나타내는 여러 문서를 꺼내 들었다. "급식 품질 개선 방안을 2주 내에 보고하라"는 미전실 고위 임원의 발언도 제시했다. 수명은 지시(명)를 받는다(수)는 뜻이다.

김동환 전 대표는 "실무자나 임원이 미전실 담당자와 의견을 주고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미전실 임원이 2주 내에 보고하라 같은 단정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검찰은 미전실장 지시 사항이 적힌 서류를 내보였다. 최지성 전 실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있는 A 식당의 운영과 음식 품질을 개선하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병원 식당까지 관여하는 최지성 전 실장이라면 삼성 계열사와 삼성웰스토리 간 급식 계약도 개입하지 않았겠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동환 전 대표는 "최지성 전 실장이 A 식당 음식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해 듣긴 했다. 직접 들은 게 아니다"며 "그런 사안으로 최지성 전 실장이 제게 뭔가를 지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누구 생각이든 일단 얘기가 나왔으니 조치하고자 직원들이 정리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3월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