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10개월이 지난 지금, 인명, 경제, 그리고 인프라 손실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막대하다.
이번 전쟁은 이미 수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수백만 명의 삶을 뒤흔들었으며, 여러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 2024년 12월 기준, 양국의 전쟁 비용은 총 7000억 달러(원화 기준 1036조원)에 달하며, 현대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든 분쟁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피해=유엔은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회복 비용을 4860억 달러로 추정하며, 이는 2023년의 4110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주택, 교통, 에너지, 농업 분야에서 발생한 직접적인 전쟁 피해만도 15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구호위원회(IRC)는 146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이 중 37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라고 밝혔다. 전쟁 시작 이후 150만 가구 이상이 파괴되었고, 4000건의 교육 시설 공격과 1300건의 의료 시설 공격이 보고된 바 있다.
초기 전쟁 기간 동안 마이너스 36.9%까지 역 성장한 우크라이나 경제는 회복의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 2분기에는 마이너스 19.5%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 26.6%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은 2024년 말 현재 4.7%로, 그나마 완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업률은 전쟁 전 10%에서 현재 17%로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19.2%의 인구가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피해=러시아의 전쟁 비용은 미국 펜타곤 추정치에 따르면 2024년 12월 현재 2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31만 명의 군인 사상자를 냈으며,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2024년 러시아 국방 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의 23%를 차지하며, 계속해서 군사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쟁 지속에 따른 부담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전쟁 첫 해에 17.8%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7.4%로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수출은 28.3% 감소하여 4251억 달러로 줄어들었으며, 유럽으로의 수출은 68% 감소했다. 또한,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자산 중 3200억 달러 이상이 동결되었고, 개인 및 단체의 200억 유로에 달하는 자산이 서방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
◇황폐화된 환경과 글로벌 피해=경제적, 인적 피해 외에도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환경과 인프라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현재 루마니아 면적에 해당하는 지역이 지뢰로 덮여 있으며, 노바 카호우카 댐 파괴로 인해 60만 헥타르의 경작지가 관개 시설을 잃었다.
이번 분쟁은 또 국제 곡물 공급망에 큰 압박을 가했으며, 튀르키에와 유엔의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 덕분에 우크라이나의 수출이 일부 회복되었으나, 협정은 2023년 7월 러시아가 탈퇴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안정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시장과 원자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전쟁이 내년 2월을 넘기게 되면, 3년째 지속되는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양국의 재정적, 인적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현재로선 무의미한 교전이 지속되고 있으며 양국간 평화협정 체결이 시급하다는 것이 많은 국가들의 요구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식 출범되면 트럼프가 어떤 방식으로든 두 나라간 전쟁에 대해 중재에 나설 것이 확실해 보여, 그의 정치력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2년 10개월간 지속된 전쟁은 이미 양국 모두에게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혔으며 전쟁 전 상태로 재건하는 길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수십 년은 족히 걸릴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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