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논단] 너무나 인간적인 한화 김동선 부사장

햄버거 이은 급식 사업… 어려운 혁신보다 현실 안주 행보

이상우 승인 2024.12.31 01:00 | 최종 수정 2024.12.31 18:54 의견 0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19세기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의 저서 중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Human, All Too Human)'이란 책이 있습니다. 절대적 진리는 없으며 사람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과문한 탓에 깊은 이해를 하진 못 했지만 인상적이었던 제목은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 떠올랐습니다. 니체 철학과 김동선 부사장이 어떤 관계가 있단 소린 아닙니다. 재계 7위 한화그룹의 일각을 책임진 경영자의 결정이 평범한 일반인처럼 지나치게 안전 지향적이어서 안타까웠단 얘깁니다.

물론 자기 능력을 과신한 경영자가 감당 불가능한 모험을 추구하다가 패망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사례가 대표적이죠. 한때 재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위세를 자랑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재무 부실 때문에 결국 몰락했습니다.

그래도 김동선 부사장에겐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해 그가 이끈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츠 국내 론칭, 이번 아워홈 인수 시도 모두 35세 젊은 경영자가 내세워야 할 패기와는 거리가 먼 현실 안주 행보로 여겨져서죠.

김동선 부사장이 '햄버거 프랜차이즈나 급식 사업도 비즈니스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업이 사회 발전을 낳는 혁신적 비즈니스는 아닐 겁니다. 두 형과 함께 한화그룹을 책임질 김동선 부사장이라면 손쉽게 돈을 벌려는 나태함보다 어려운 혁신에 도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세계를 주름잡는 사업가가 지닌 공통적 성격이 있습니다. 남들이 엄두조차 못 내는 일을 해내겠다는 야심과 불굴의 투지로 난관을 뚫는 개척 정신입니다. 김동선 부사장도 그런 기질을 갖추길 바랍니다. 다음번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김동선 부사장이 아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김동선 부사장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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