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차별화' 프레임 깨는 현대건설 '고급화' 전략

쾌적한 동 배치·3개 동 연결 스카이브릿지·소형 가구 최소화 등

이상우 승인 2024.12.26 01:00 의견 0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 입구.@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이 달아오른 가운데 현대건설이 고급화 전략으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차별화 프레임을 극복하고 있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다. 면적은 16만258㎡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2331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내년 1월 18일 치러진다. 삼성물산이 기호 1번, 현대건설이 기호 2번이다. 조합원 1166명이 투표해 승자를 가린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24일 저녁 6시 용산구 이태원동 옛 크라운관광호텔 부지에 마련된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을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에 홍보관이 문을 열었다. 한남4구역 조합원 백 명 이상이 홍보관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한남3, 4구역 시공사가 달라야 한남4구역 조합원들에게 이익이라며 차별화를 내세운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자신들의 제안이 최고급 단지를 원하는 한남4구역 조합원 열망에 부합한다고 강조한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38만6395.5㎡ 부지에 5816가구 규모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1조8880억원이다. 2020년 6월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해 10월 주민 이주가 개시됐다. 2026년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디에이치 한강 모형.@뉴스임팩트

현대건설 측은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를 사업에 참여시켰다"며 "삼성물산 파트너인 유엔스튜디오는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단지 설계를 협업한 적이 있다. 다만 유엔스튜디오는 일반적인 단지를 설계한 거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함께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최고의 디자인을 한남4구역 조합원들에게 선사하겠다"고 했다.

프리츠커상은 미국 하얏트재단이 1979년 제정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는 곡선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특기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중국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등을 설계했다.

현대건설 측은 "비용 부담 때문에 건설사들이 잘 채택하지 않는 고급 외장재인 알루미늄 패널을 디에이치 한강에 8만8000장이나 쓰기로 했다"며 "동 배치도 29개 동으로 제한해 쾌적성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35개 동이나 돼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디에이치 한강 스카이브릿지 모형.@뉴스임팩트

아울러 현대건설 측은 "삼성물산이 3개 동을 잇는 현대건설 스카이브릿지 설계가 한강 조망 독점 문제 때문에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할 수 없다고 트집을 잡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서울시는 3개 동 스카이브릿지를 막지 않았다. 그저 사람이 정주(定住·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해선 안 된다고 했을 뿐이다. 커뮤니티 용도로는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소형 가구 계획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현대건설 측은 "최고 단지를 만들려면 전용 39㎡, 46㎡ 같은 소형 가구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현대건설은 소형 가구를 전부 임대 물량으로 구성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임대 물량을 빼고도 소형 가구 중 280여가구를 일반 분양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그만큼 단지 가치가 떨어진다"고 했다.

삼성물산이 자랑하는 1652가구 한강 뷰 보장 관련 비판도 제기됐다. 현대건설 측은 "삼성물산은 1652가구가 한강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남4구역 조합 원안 설계에 의하면 한강 조망 최대치가 1052가구다. 여기에 인근 한남3, 5구역 재개발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업체가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설계로는 650가구만이 한강을 누린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849가구보다 한참 적다"고 지적했다.

한남5구역은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다. 부지 면적은 18만3707㎡다. 새 단지 규모는 지하 6층 지상 23층, 51개 동, 2592가구다.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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