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조합원 질문 안받은 삼성물산, 적극적 응한 현대건설

프레젠테이션 통해 상대방 제안 강하게 반박하며 경쟁 분위기 고조

이상우 승인 2024.12.24 10:37 | 최종 수정 2024.12.24 11:51 의견 0

1차 합동홍보설명회에 참석한 한남4구역 조합원들.@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합동홍보설명회를 통해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다만 삼성물산은 조합원 질문을 받지 않은 반면 현대건설은 적극적으로 응해 대조를 이뤘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다. 면적은 16만258㎡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2331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내년 1월 18일 치러진다. 삼성물산이 기호 1번, 현대건설이 기호 2번이다. 조합원 1166명이 투표해 승자를 가린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81-8번지 이태원교회 6층 대예배실에서 치러진 1차 합동홍보설명회에 참석했다. 많은 조합원이 넓은 대예배실을 가득 메웠다.

발언 중인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총괄본부장.@뉴스임팩트

삼성물산은 김상국 주택사업부문 총괄본부장, 권혁태 한남4구역 사업소장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현대건설은 이인기 주택사업본부장, 신국현 도시정비영업1실장(상무), 변경현 도시정비추진실장(상무) 등이 참여했다.

건설업계 선두를 다투는 두 건설사는 상대방 제안서를 강하게 비판하며 경쟁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한 삼성물산 측은 "공사비가 싸고, 금리가 낮고, 공사 기간이 짧다는 현대건설 약속은 구호에 불과하다. 절대 속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물산 공사비는 3.3㎡당 938만3000원, 총액이 1조5695억2903만3200원이다. 현대건설 공사비가 3.3㎡당 881만4300원, 총액이 1조4855억112만7000원인 것과 비교해 800억원 이상 많다.

사업비 조달 금리는 삼성물산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0.78%를 덧붙이겠다고 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CD 금리에 0.1%만 더하겠다고 했다. 공사 기간은 삼성물산이 57개월, 현대건설이 49개월을 제시했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뉴스임팩트

현대건설 측은 "삼성물산 제안서를 보면 착공 후 지질의 상황이 특수한 경우 조합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공사비를 인상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어떤 상황이든 확정된 공사비를 제시했다"며 "암석이 많이 나오는 한남4구역은 토목 공사비 부담이 크지만 현대건설이 보유한 기술력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조합원 이익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양사의 태도가 갈린 건 질의응답에서였다. 삼성물산은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프레젠테이션과 홍보 영상으로 주어진 1시간을 꽉 채웠다. 현대건설은 질문을 받았을뿐더러 추가 시간을 주면 질의응답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병진 한남4구역 조합장은 "생각보다 발표와 영상 진행이 길어져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 양사에 문의해 보니 현대건설은 질문에 답하겠다고 했지만 삼성물산은 이미 요원들이 철수했다"며 "2차 합동홍보설명회 땐 꼭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남4구역 조합은 내년 1월 4일, 11일, 18일 세 차례 더 이태원교회에서 합동홍보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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