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과 호주가 공동 개발 중인 최신 무인전투기 MQ-28. @보잉


[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를 적극 지지하였고 이제는 정부효율부의 수장이 되는 일론 머스크가 X를 통해 ‘이제부터는 드론의 시대다.

비싼 F-35 전투기를 만드는 건 멍청한 짓’이라며 무인전투기에 대한 강한 신뢰와 함께 유인전투기에 대한 무용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는 정부 정책과 일절 관련 없는 일개 기업의 CEO가 아닌 정부기관의 수장으로서 이러한 주장을 펼친다면 향후 미국의 군수 산업과 국방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당혹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론 머스크의 바람대로 당장 F-35를 포함한 유인전투기들이 생산 중지에 들어가고 드론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설령 억지로 실행에 옮기려 하더라도 미군과 의회가 반대할 것이고 상하의원 관계없이 공화당조차도 반대를 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참고로 트럼프 정권은 이전 임기 때도 F-35 전투기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록히드 마틴에 클레임을 걸은 적이 있었고 당시 록히드 마틴 측은 F-35를 양산하여 제조단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자신이 록히드 마틴과 협상하여 관련 예산을 대단히 절감한 것처럼 선전했지만, 사실 F-35는 트럼프가 클레임을 걸기 이전부터 생산대수가 늘어나 제조단가가 내려가는 것이 확정되어 있었고 양산체제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 일론 머스크의 유인전투기 무용론이 왜 비현실적인지 생각해보자.

먼저 일론 머스크는 X에서 대량의 드론들이 밀집 비행하는 드론 쇼 영상을 인용하며 유인전투기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했는데 스페이스X의 대표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심각한 착각이다.

밀집 비행하는 드론은 근거리 지상국으로부터 GPS 위치보정을 필수로 받아야 하고 일사불란한 움직임 역시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수시로 전황이 변동하는 전장에는 적용할 수 없다.

기술적인 면으로 분석해도 드론 쇼의 밀집 비행과 미래 전장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치명적 자율무기 시스템(LAWS)에 의한 스웜(Swarm) 전술은 전혀 유사점이 없다.

또한 현대 전투기들은 고도 1만 5000미터까지 날아올라 초음속으로 비행하지만 드론은 유사한 움직임이 불가능하다. 설령 앞으로 연구를 통해 만들더라도 전투기에 필적하는 비행성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소형이 아닌 대형화가 필수이고 그만큼 생산단가도 유인전투기 못지않게 폭등할 것이다.

또한 프로그래밍 된 비행으로는 공중전투가 불가하다. 지상에서 대기 중인 전투기들을 노린다면 가능하겠지만 이는 드론보다는 미사일의 역할에 가깝고 원격조작으로 전투기와 같은 작전거리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위성통신이 필요해지지만 그럼에도 조작에 딜레이가 발생하고 전자전에 매우 취약하다.

혹자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는 드론의 예시를 들어 일론 머스크의 주장을 옹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병이 관측용도로 사용하는 멀티콥터형 소형 드론이나 탱크를 상대로 사용하는 FPV 자폭드론, 포병이 착탄관측용으로 사용하는 고정익 소형 드론 등은 애초에 전투기와 역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드론이라는 이름으로 통틀어 유인전투기를 부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주장대로 유인전투기를 대체해야만 하는 대형 무인 공격기에 대해서는 쓸모없다는 평가가 오히려 많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바이락타르TB2는 전쟁 초기에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러시아군의 크론슈타트 오리온과 함께 별다른 활약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심지어 러시아군이 시험 투입한 최신 스텔스 무인 공격기 S-70 아호트니크는 Su-57과 편대비행 중에 원인미상의 통제 불가에 빠져 기술유출을 우려한 Su-57가 공대공 미사일로 격추하였고 추락 잔해마저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지워버렸다.

이외에도 미 해군은 무려 11년 전인 2013년 7월 10일에 무인 공격기 X-47B를 항공모함에 착함시키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2016년에 관련 계획을 모두 중지시켜버렸다. 이 분야에서는 세계를 선도하던 미국이 8년이나 전에 스텔스 무인 공격기 개발 사업을 중지시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당초 X-47B 역시 전투기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중전을 펼치는 것이 아닌 공대지용으로 개발된 공격기였고 그 후에 새롭게 시작된 함재 무인 공중급유기 MQ-25 개발 사업은 지연을 거듭하며 아직 항공모함 이착륙 시험도 실시하지 못했다.

그럼 남은 것은 세계 각국이 열을 올리는 AI를 탑재한 치명적 자율무기 시스템(LAWS)의 등장이지만 이 역시 언제 실용화가 이루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20년 후일수도 있고 50년 후일수도 있으며 방산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최소 10년 이내는 실전 투입이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는 보잉과 호주가 공동 개발 중인 MQ-28 로열 윙맨 정도가 최선인데 이마저도 유인전투기의 지령을 받아 전투를 보조할 뿐인 반(半)자율형 무인기에 해당한다.

즉, 일론 머스크가 이야기하는 값 비싸고 바보 같은 유인전투기를 대체할 기술은 드론을 포함한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들이 차세대 유인전투기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수십 년이 지난다면 사람 없이 무인전투기끼리 치열한 공중전을 펼치는 SF영화 같은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절대 아니라는 점에는 누구도 뚜렷한 이견을 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