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머스크의 방위비 감축이 초래할 나비효과, 한국 방산업체 위기

일론 머스크 국방비 지출 끊어야
미국 국방예산 삭감 논의
한국 등 동맹국 국방비 증액

박종국 승인 2024.12.03 14:36 의견 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머스크@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첫 임기 동안 국방 예산 확대와 자국 방산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내년 1월 출범하는 2기 행정부에서는 방위비 삭감 가능성과 해외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가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러한 기조는 한국 방산 업계에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동시에 가져올 전망이지만 현재로선 부정적 측면이 더 강해 방산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정권 인수 위원회에서는 일부 군비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방 예산 삭감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글로벌 방산 업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특히 미군 주도의 방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국 방산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규제개혁 위원회를 이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국방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관련 예산이 더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해외 군사 임무를 포함한 불필요한 군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제1의 군사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미국 군수산업의 막강한 로비력과 트럼프 지지세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참전 용사들이 머스크의 요구내용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머스크는 필요할 경우 행정부가 나서지 않고, 의회를 우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의회 역시 전통적으로 군수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머스크의 바람대로 군비관련 예산 축소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국방예산을 직접 건드리기가 힘들다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요구하는 정책이 한층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정부와 방산 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당선이후 ETF 시장에서도 방산 관련 종목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PLUS K방산' ETF는 최근 12.69%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TIGER 우주방산'(-11.21%), 'SOL K방산'(-9.89%)도 하락률 상위에 올랐다.

방산업체들도 트럼프 2기 집행부 출범에 나름 대비하고 있다.LIG넥스원은 중동, 동남아시아 등 비전통적 방산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드론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산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에서의 신규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KAI)는 KF-21 차세대 전투기와 수출형 헬리콥터 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예산 삭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자국 생산 및 기술 이전 요구가 커지는 흐름에 맞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현지 공장을 활용해 자국 생산 요건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과의 방산 협력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방산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산 정책 변화는 한국 방산 업계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한국 방산 기업들은 수출 다변화, 기술 혁신,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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