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을 다투는 항소심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합병 사유는 두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었다"고 밝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 사건을 심리하는 결심(結審·소송에서 변론을 끝내는 일) 공판을 지난 25일 열었다. 피고인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총 14명이다.

검찰은 2020년 9월과 11월에 걸쳐 피고인들을 기소했다. 삼성물산 합병이 위법할뿐더러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 과정에서 시세 조종, 분식회계 같은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이재용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 목적을 단정하기 어려운 데다 다른 법 위반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재용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검찰이 사실 관계를 잘못 해석해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재용 회장도 최후 진술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1심 때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안도감보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애정이 어린 비판과 격려를 접하면서 회사 경영에 대해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며 "전 세계 사업가와 각 분야 전문가를 만나 의견을 들었고 삼성의 미래를 고민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재용 회장은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했다. 삼성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 했다고 여겨 많은 시간 자책했다"고 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합병이 결코 사익 추구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진행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합병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투자자를 속일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했다.

더불어 이재용 회장은 총수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그는 "오해를 받은 건 제 불찰"이라며 "법적 책임은 온전히 제가 감당하겠다. 평생 회사를 위해 살아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재용 회장은 "삼성이 이전과 다른 근본적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은 이겨낼 거라고 성원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반드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나겠다. 제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허락해 달라"고 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내년 2월 3일 오후 2시로 잡혔다.

뉴스임팩트 이상우 lee845859@naver.com 이상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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