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게이츠 능가하는 머스크식 금권 일체화
간접적 의사 반영 넘어 직접 권력 행사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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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01:00 | 최종 수정 2024.11.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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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금권(金權·돈과 권력) 일체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로비가 합법일 만큼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서 자본가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게 별다른 일은 아니지만 머스크 CEO는 직접 권력을 행사하는 측면이 남다르다.
머스크 CEO는 1971년생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인터넷 도시 정보 서비스 업체 Zip2, 온라인 결제 회사 페이팔, 전기차 회사 테슬라,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로 성공 신화를 썼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 지원 유세에 투입한 자금이 1억3000만달러(1820억여원)에 달한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선임했다. 정부효율부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연방 기관 구조조정과 관료주의 해체 업무를 수행한다.
통상 미국 자본가들은 지지 정당 후원을 통해 자기 의사를 간접적으로 정치에 반영한다. 전성기에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힌 석유왕 존 D.록펠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머스크 CEO의 비즈니스 라이벌인 빅테크 기업 경영자들도 정견 발표는 할지언정 정치 전면에 나서진 않는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막후에 머무르는 데 만족할 수 없다는 태도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는 자리에 배석했다. 미국과 갈등 중인 이란의 유엔 대사와 회동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효율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머스크 CEO는 명실공히 사업과 정치를 아우르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의 금권 일체화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타, 천재란 단어를 써가며 여러 차례 머스크 CEO를 추켜세웠다. 최근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단을 만난 자리에서도 머스크 CEO를 극찬했다.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을 도운 데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달리는 머스크 CEO지만 변수는 있다.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과의 불협화음이다. 이들은 머스크 CEO가 공동 대통령처럼 행세한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귀가 얇고 사람을 쉽게 갈아치우는 편이다. 머스크 CEO로선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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