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스토리] 월마트, 까르푸도 실패했는데 코스트코는 왜 잘나갈까

최진우 승인 2024.11.17 01:00 의견 0
코스트코 인천 송도점@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한국은 한때 글로벌 유통공룡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미국 어디에나 교회만큼 많이 있다는 월마트가 한국진출 9년만에, 글로벌 유통업체 까르푸는 10년만에 한국시장에서 초라하게 퇴장했기 때문이다.

월마트와 까르푸 같이 글로벌 유통공룡이 유독 한국에서 실패한 이유는 현지화 실패를 꼽는 분석이 많다. 워낙 성공한 브랜드이다 보니, 굳이 현지화를 통한 변화를 꾀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유통공룡이 줄줄이 실패를 맛 보고 떠나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잘 나가는 글로벌 유통공룡이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1994년 한국에 진출한 코스트코다.

코스트코는 미국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로 전세계에 걸쳐 약 860개의 매장수를 갖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일본,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은 북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코스트코는 2024년 기준으로 한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트코 한국 법인의 연 매출은 약 10조 원 수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특히 코스트코 양재점은 전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매장으로 유명하다.

코스트코가 유독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유통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높은 회원 가입률과 고객 충성도가 높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매출의 상당부분은 신선식품, 가전제품, 가정용품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과 취향을 코스트코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트코가 한국시장을 잘 파고든 데는 낮은 마진율도 한 몫 했다. 코스트코는 대용량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인데, 국내백화점이 약 30%~50%, 대형 마트가 30% 정도의 마진을 남기는 반면 코스트코의 마진율은 15% 이하로 제한돼 있다.

코스트코의 창업자 짐 시네갈은 15%의 마진율이 돈을 벌기에도, 고객이 돈을 쓰기에도 가장 적당한 비율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코스트코는 회전율이 높다 보니, 재고량도 다른 유통공룡에 비해 극히 낮다. 월마트가 약 15만 종의 재고를 쌓아두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코스트코의 재고는 많아야 5000 종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코스트코의 또다른 성공비결은 1국가 1카드 시스템이다. 코스트코는 한 국가에서 오직 한 카드사와만 계약을 체결한다. 고객들은 코스트코와 협약을 체결한 지정된 카드사의 카드 또는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다.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코가 이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매출의 1.5% 정도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반면, 코스트코는 카드사에게 독점권을 주는 대신 수수료를 절반 가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를 줄여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코스트코 측의 전략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회원제 운영이 코스트코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만 코스트코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 고객의 충성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현재 코스트코의 연회비는 일반회원이 3만3000원, 비즈니스 회원이 3만원. 이그제큐티브 회원은 8만원이다. 이 중에서 가장 비싼 이그제큐티브 회원은 구매 금액의 2%를 적립해 돌려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으며, 추가적인 할인 혜택과 맞춤형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기한이 도래해 다시 회원자격을 연장하는 비율이 90%를 웃돌 정도로 코스트코 회원들은 오래 가는 것이 특징이다.이밖에 고객이 만족하지 않을 경우 100% 환불해주는 상품보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코스트코의 성공비결 중 하나이다.

월마트와 까르푸 같은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유통공룡들이 실패하고 떠난 한국에서 코스트코의 승승장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