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사고 안칠까' 심경 복잡한 호주
무역전쟁·기후변화대응·군사동맹 정책 변화 가능성 고심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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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0 01:00 | 최종 수정 2024.11.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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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에 호주가 고심하고 있다. 4년 만에 재집권한 그가 일방적 정책 변화를 밀어붙일 수 있어서다.
10일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중 무역 전쟁, 기후 변화 대응, 오커스(AUKUS) 관련 현안에서 호주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가 2021년 맺은 군사 동맹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했다. 자유 무역보다 보호 무역을 신봉한다는 얘기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중국 상품엔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과격한 관세 정책 때문에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 그 여파는 호주에도 미친다. 호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 중국이어서다. 다시 말해 중국 경제가 침체하면 호주 경제까지 하락세를 맞을 수밖에 없다. 호주로선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때와 달리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길 기대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기후 변화 대응은 호주와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적으로 부딪칠 만한 쟁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변화는 과학자들의 거대한 사기"라고 주장하며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등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리 협정에서 다시 탈퇴하겠다는 언급도 한 상태다.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195개국이 맺은 협약이다. 2015년 채택됐으며 종료 시점이 없다. 미국은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인 2017년 파리 협정에서 탈퇴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재가입했다.
반면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를 비롯한 호주 정치권은 기후 변화 대응을 중시한다. 호주에선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홍수, 가뭄, 폭우가 끊이지 않아서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후 변화 대응을 외면하는 것을 호주가 손 놓고 있을 순 없단 얘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커스 결성 당시 합의된 호주의 미국산 핵잠수함 도입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실리를 우선시하는 트럼프 당선인 성향상 '호주에 너무 퍼준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핵잠수함 이슈를 다시 논의하자고 하면 호주 내부에서 오커스 반대 목소리가 분출할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핵심 동맹국인 호주가 흔들리면 국제 정세에 적잖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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