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여동생 정은미 씨의 사인 위조 방조 사건을 다투는 항소심 재판에서 정은미 씨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법정에 출석한 정태영 부회장 측 변호인은 "정은미 씨가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태영 부회장과 정은미 씨는 서울PMC(옛 종로학원) 회계 장부 열람, 부모 유산 상속, 부모 장례식 방명록 인도 등을 두고 6년째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이번 재판도 정태영 부회장이 정은미 씨를 고소한 데서 비롯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3부는 정은미 씨의 위계 공무 집행 방해·사인 위조 방조 혐의를 심리하는 결심(結審·소송에서 변론을 끝내는 일) 공판을 지난 24일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정은미 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가 2020년 11월 서울 종로구 주택의 용도 변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공동 명의자인 정태영 부회장 승낙을 받지 않은 채 건축사가 인장 이미지를 임의로 만들어 제출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범행의 고의가 없다며 정은미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건축사가 정은미 씨에게 다른 공유자 인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위임장을 작성하겠다는 언급도 안 했다고 했다.

아울러 1심 재판부는 건축사가 정은미 씨에게 별도로 알리지 않고 다른 공유자 인장을 제작했으며 정은미 씨는 자세한 상황을 몰랐다고 했다. 건축사가 정은미 씨에게 용도 변경 서류 양식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도 했다. 검찰은 항소했다.

결심 공판 때 검찰은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 사인 위조를 법 위반으로 여기지 않는 잘못된 리딩 케이스(선례가 되는 판결)가 생겨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다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은미 씨 변호인은 "잘못된 리딩 케이스라는 검찰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피고인(정은미 씨)이 하나라도 법을 어긴 게 있다면 처벌을 받겠다. 그게 피해자(정태영 부회장) 목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미 씨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울먹이면서 "살아생전 부모님이 종로구 주택을 제게 주신다고 가족들에게 공표했다. 어머니가 큰오빠(정태영 부회장)를 제외하고 주택을 작은오빠와 제게 상속하겠다는 유서를 쓰기까지 했다"며 "아버지는 재산 대부분을 큰오빠에게 남겼지만 저는 유류분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큰오빠는 어머니 유산에 유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했다.

유류분은 상속받은 사람이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상속 재산이다. 특정 상속인이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경우 남은 가족의 생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유류분이 법에 규정됐다. 유류분은 유언보다 우선한다.

정은미 씨는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재판부가 깊이 살펴달라"고도 했다. 정태영 부회장이 품은 여동생에 대한 감정적 미움과 지나친 권리 요구가 분쟁 원인이라는 의미다.

정태영 부회장을 대리하는 피해자 측 변호인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정은미 씨가 공유자 동의 없이 종로구 주택을 용도 변경했으면서 반성하지 않는다. 자기 편리하게 해석한 뒤 오빠 탓만 한다"며 "이번 사건이 무죄로 끝나면 공부(公簿·관청이나 관공서에서 법규에 따라 작성하는 장부)의 신뢰성이 훼손된다. 정은미 씨는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2일이다.

뉴스임팩트 이상우 lee845859@naver.com 이상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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