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드론시대 F-15가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
최신 스텔스 전투기의 3~6배에 달하는 공대공 미사일 탑재로 드론 방어에 적격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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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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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전투기를 논할 때 스텔스 성능은 항상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지만 최근 들어 스텔스 성능을 갖추지 않은 F-15 이글의 가치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이유는 드론의 위협과 F-15만의 확장성에 있다.
먼저 수백km를 날아가는 자폭드론의 경우 대당 가격이 몇 천 만원에 불과해 한 번 공격에 다수의 기체를 동시에 투입하는 물량전이 가능하다.
실례로 올해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약 170기의 드론과 30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사용했는데 이를 요격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다수의 유인전투기를 출격시킨 바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전투기 1기당 최대한 많은 미사일을 탑재하여 요격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지만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저피탐지(低避探知)를 위해 미사일을 기체 내부에 격납하는 웨폰베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탑재량에 제한이 발생한다.
F-22라면 공대공 미사일 8발이 한계고 F-35도 겨우 4발만 탑재 가능하며 스텔스 성능을 일부 포기하고 미사일을 외부에 장착해도 이 역시 8발이 한계다.
이에 비해 F-15 시리즈의 최신형인 F-15EX는 기존 F-15의 적재량을 최대로 끌어올린 덕분에 기본 12발, 최대 24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한 번 출격으로 최신 스텔스 전투기의 2~3배에 달하는 효율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물론 F-15EX의 공중전 능력만을 놓고 보면 F-22나 F-35에 열세일 수 있겠지만 방공임무에 투입되는 요격전투기로서는 차고 넘치는 성능을 갖추었고 부족한 스텔스 성능도 드론이나 미사일 요격 임무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량의 드론을 활용한 포화공격의 규모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을 필두로 F-15의 탑재력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F-15 시리즈에 공대공 미사일 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이나 자폭드론을 탑재하여 적의 방공망 밖에서 발사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되었는데 실제로 이스라엘은 F-15에 대형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시험을 이미 진행 중에 있다.
처음 F-15가 개발되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F-15를 이러한 임무에 투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었지만 최근 전투기들에는 없는 높은 확장성을 바탕으로 첫 실전배치로부터 5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강한 존재감과 가치를 뽐내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주일미군이 위치한 오키나와 카데나(嘉手納) 기지에 F-15EX를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도 F-15 시리즈는 스텔스 전투기와 공존하는 형태로 오랜 기간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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