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호텔 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 미래에셋 박현주회장 일가 재판

홍천 블루마운틴 골프장 240억 매출 72%해당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이상우 승인 2024.06.21 08:34 | 최종 수정 2024.06.21 13:22 의견 0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회장@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미래에셋그룹 골프장 부당 지원 1심 재판이 올 연말엔 마무리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은 2015~2017년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 골프장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 일감을 몰아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 지분이 91.86%에 달하는 회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1차 공판기일을 지난 20일 열었다. 피고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을 약식 기소했다. 두 회사가 2015~2016년 블루마운틴 골프장에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덕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은 2년간 매출액 240억원을 기록했다. 골프장 총매출액의 72%에 달하는 수치다. 약식 기소는 검찰이 징역, 금고형보다 벌금형이 타당하다며 공판 없이 서류 검토만으로 형을 확정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다.

법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에 약식 명령으로 각각 벌금 3000만원을 내렸다. 두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정상적인 가격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사용했으며 부당 지원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11차 공판에서 미래에셋생명에서 행사 업무를 수행한 박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VIP 고객, 우수한 실적을 낸 보험 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골프 초청을 포함한 행사를 치렀다"며 "블루마운틴 골프장은 각종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행사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미래에셋그룹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실무자로서 행사를 무사히 끝내는 것을 우선시했다"며 "박현주 회장 일가나 미래에셋컨설팅을 뒷받침하기 위해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행사장으로 고른 건 아니다"고 했다.

증인신문 종료 후 피고인 측 변호인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조항이 2014년 시행되기 전 미래에셋그룹이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구입해 이용했다고 했다. 미래에셋그룹이 고의로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아울러 12차 공판을 마친 뒤 연말에는 선고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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