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쿠르드 갈등 지속... 이라크, LIG넥스원 천궁 도입 속도낼까

이라크, 보안 및 국방 예산 14%↑...중동향 천궁 납품 2026년부터 본격화 예상

이나현 승인 2024.06.15 01:00 의견 0
LIG넥스원이 개발한 국산 천궁 지대공 미사일@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쿠르족으로 인한 이라크의 지정학적 안보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에 대한 수출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는 올해 보안 및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14% 늘린 33.3조IQD(약 256억 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예산 중 약 16%에 달하는 수준이다. 의회는 쿠르드 자치지역에 전년보다 12.6% 많은 예산을 배정했는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중동의 집시’로 불리는 쿠르드족은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하지만 독립된 국가를 갖지 못하고 중동 산악지대에 흩어져 살고 있다. 튀르크예 동부,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를 거점으로 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은 독립 국가 건설을 목표로 1984년부터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튀르키예가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인접국의 국경을 넘어서까지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라크 쿠르드족 술라이마니야 국제공항에 대한 비행 금지 조치를 올해 12월 7일까지 연장했다. 공항 내 PKK 활동 증가를 이유로 지난해 4월부터 항공편 운영을 제한한 데 이어 세 번째 연장한 것이다. 튀르키예는 공항 인근에서 드론 공격도 진행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시리아·이라크의 쿠르드족이 대부분인 지역에서 최소 6000회 이상의 공습을 실시했다.

튀르키예는 이라크 정부에 PKK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제재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라크는 PKK를 금지된 조직으로만 분류하고 있다. 지난달 하칸 피단 터키 외무장관은PKK가 시리아 분파와 연결하기 위한 물류 통로로 이라크 야지디 지역 신자르를 이용하고 있다며, 신자르 지역에서 PKK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튀르키예가 이라크 북부를 군사 침공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라크 정부는 LIG넥스원과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규모는 천궁-Ⅱ 8개 포대로 최소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천궁-Ⅱ 1개 포대는 LIG넥스원의 발사체, 한화시스템의 다기능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대와 차량 3대 등으로 구성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는 LIG넥스원에 천궁-Ⅱ 3개 포대를 자국에 신속납기 가능한지 문의했고, 우리 측은 2개 포대를 우선 납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궁-Ⅱ는 경쟁 후보보다 납기가 빨른 것으로 평가된다. 천궁-Ⅱ의 중동 수출이 UAE, 사우디에 이어 세 번째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중동향 천궁 납품이 2026년부터 본격화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군사정보업체 제인스는 LIG넥스원의 천궁-Ⅱ가 2032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장 점유율 1위(27.5%)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위는 미국 RTX의 패트리엇 미사일(24.9%), 3위는 러시아 국영 방산 업체 로스텍의 S-400(20.6%)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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