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엔비디아 실적과 글로벌증시 두 가지 시나리오

주가 하루 16.4% 1000달러를 단숨에 돌파 가능성
매출 3.4배 수준인 246억달러 폭등

최진우 승인 2024.05.20 13:22 | 최종 수정 2024.05.20 13:30 의견 0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세계가 주목했던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완화 소식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는 지난 주 깜짝 랠리를 펼쳤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지수가 128년 역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만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5300을 처음 넘어섰다. 런던과 도쿄 등 다른 글로벌 증시들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을 열광케 했다.

이번 주에도 랠리가 이어질지, 아니면 하락세로 돌변할지는 단 하나의 기업 실적발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글로벌 증시에서 AI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엔비디아의 실적이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2025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을 발표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여부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엔비디아가 2024 회계연도 4분기 실적발표 때만큼 시장을 놀라게 할 깜짝실적을 내놓을 경우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22일 서프라이즈 실적발표와 함께 주가가 하루 16.4%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600달러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단숨에 700과 800달러를 넘어서더니 급기야 지난 3월25일 종가 기준 950달러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엔비디아는 다소 지리한 게걸음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지난해 239%나 오른데 이어 올들어서도 90% 이상 오르면서 실적도 실적이지만, 주가상승률이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경계감이 퍼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700달러까지 후퇴했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92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1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과 과도한 주가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셈인데,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깜짝실적을 내놓는다면 주가는 1000달러를 단숨에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뉴욕증시와 글로벌 증시 모두에 추가상승을 위한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엔비디아 실적발표 직후 엔비디아의 변동률은 약 8%에 달할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뉴욕증시 전체로는 1~2%의 변동률을 가져올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에 엔비디아가 시장전망치에 그치거나, 이보다 더 낮은 실적을 내놓을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주가가 오를만큼 올랐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면 엔비디아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경험할 수도 있다.

지난 4월19일 하룻새 주가가 10% 가량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엔비디아가 800달러 초반, 심지어 700달러 중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증시도 악재로 받아들이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AI열풍이 한순간에 식을 수도 있다. 그동안 AI열풍에 힘입어 2배 가량 올랐던 AI 관련주들은 된서리를 맞을 공산이 높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72억달러)의 3.4배 수준인 246억달러, 주당순이익은 1년전(1.09달러) 대비 5.1배 오른 5.5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만 보면 충분히 깜짝실적에 해당하지만, 오를대로 오른 시장의 눈높이를 고려한다면 과연 이 정도 수치에 시장이 만족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따라서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엔비디아 실적이 공개되기까지 시장은 극심한 눈치싸움을 벌일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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