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대북제재 비웃는 김정은의 고급차 미스터리

S600 벤츠 마이바흐 2대
이태리 업체 수입 4개월 뒤 네덜란드서 오사카... 부산 러시아 나홋카 항 거쳐 항공편 북한
랜드크루저 1억1000만원 6대

뉴스임팩트 승인 2024.04.30 01:00 | 최종 수정 2024.04.30 10:28 의견 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급 수입차에 대한 집착이 대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대내외적인 과시용으로 가장 비싼 수입차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비밀도 아니다.

김정은은 평소 여러 대의 벤츠를 굴리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마이바흐 S600이다.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2대를 번걸아가며 굴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공개된 영상에 나오는 마이바흐 차는 최신형이어서 북한이 대북제재를 뚫고 어떻게 이 차들을 수입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이 타고 다니는 마이바흐 S600 2대는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미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2019년 7월 분석한 내용에서도 확인이 되는데, 차량을 최초 구입한 곳은 이탈리아 외장업체 '유로피언 카스 & 모어, S.R.L.'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 차량은 2018년 2월 독일 공장에서 해당 이탈리아 업체로 옮겨져 이탈리아에서 등록됐지만, 4개월 뒤 동일한 식별번호의 차량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컨테이너에 적재돼 일본 오사카로 옮겨졌다. 이후 부산항과 러시아 나홋카 항을 거쳐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김정은이 지난 25일 고급수입차 수십대의 경호 행렬과 함께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하는 영상이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돼 또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해당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정은이 탄 차량을 포함해 총 18대의 차량 행렬 중에는 도요타 랜드크루저 300 차량 6대가 포함돼 있었다.

2021년 모델인 랜드크루저의 가격은 우리돈 1억1000만원에 달하는 고급SUV다. 영상에 나타난 도요타 차량 6대는 모두 브랜드 로고가 제거되고 경광등이 부착돼있었지만 외형은 영락없는 랜드크루저 300 모델이었다는 게 NK뉴스의 분석이다.

이날 행렬에는 또 마이바흐 힌 600 SUV를 비롯해 렉서스 LX SUV, 포드 트랜짓 밴, 구형 메르세데스 벤츠외에 브랜드를 알 수 없는 SUV가 포함되어 있었다.북한은 2017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운송수단의 대북 수출이 금지됐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대북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러 경로를 통해 최신형의 고급 수입차들을 잇달아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영상을 통해 재차 확인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사는 김정은의 마이바흐가 논란이 되자 “우리는 모든 유엔의 제재를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마이바흐가 어떻게 북한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유엔이 아무리 제재를 하려고 해도, 러시아나 중국을 통해서 북한으로 흘러가는 것까지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김정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산 승용차를 선물받았는데, 선물로 받은 차량은 김정은이 지난해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을 때 푸틴과 함께 승차해 담소를 나누었던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 아우루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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