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한화에어로, 우크라 포탄 ‘간접지원’ 수혜볼까?

CSIS “韓, 지난해 미국 통해 우크라에 포탄 30만발 보냈다...재협력 가능성 있어”

이나현 승인 2024.03.28 15:32 의견 0
155mm 포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포탄 생산 업체인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크라이나發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크리스 박 연구원은 보고서를 내고, 포탄 재고 감소 문제를 직면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한국의 군수품 비축량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하고,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면서 한반도에서 4500마일(724만km) 떨어진 곳에서 남북이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라며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간접 지원’에 암묵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미국이 풍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155mm 포탄을 구매(10만발) 또는 대여(50만발)해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내용이 거론됐다. 풍산은 국내 유일한 포탄 제작 기업이고, 한화에어로는 모듈화 장약, K9 자주포 등을 양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수출하는 K9에는 풍산이 공급한 탄두가 들어간다. 양사는 한국이 주요한 글로벌 무기 공급업체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아나 전쟁 최전선에서 포병전투가 치열해지면서 포탄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양측 사상자의 80%는 포병이었다. 누가 포탄을 더 많이 쏘느냐에 이번 전쟁의 승패가 달려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4000개 이상의 대포를 배치하고 하루 약 1만발의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대포 350개를 배치, 포탄 2000발을 발사하고 있다. 포탄 생산량이 국방력의 차이로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는 매달 최소 20만발의 포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유럽이 생산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포탄은 연간 약 120만발에 불과하다. 러시아가 연간 300만발의 포탄을 생산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또 러시아는 지난해 반년간 북한에서 컨테이너 6700개 분량(152mm포탄일 경우 300만발 이상)을 도입했다.

우크라이나의 탄약 공백이 단기간에 채워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U회원국들이 약속했던 155mm 포탄 100만발 지원은 당초 목표 기한인 3월 말을 훌쩍 넘긴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미군은 내년 말까지 월 포탄 생산량을 10만발로 높인다는 목표지만, 우크라이나 예산 지원안이 미국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이 한국에 무기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한국도 155mm 포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보유량이 약 340만개로 비교적 여유로운 105mm 포탄을 지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105mm 포탄은 155mm 포탄보다 사정거리가 짧고 위력이 떨어지지만 가볍고 기동력이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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