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지역 드론, UAM에 관한 고찰

천종훈 승인 2023.12.20 11:03 의견 0
미래형 도심항공교통(UAM)@연합뉴스

[뉴스임팩트= 천종훈 전남도립대 인공지능드론학과 교수] 오늘은 제가 준비하고 있는 드론실증사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여러분 드론실증도시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드론 실증도시란 도심지역 내 드론 활용 활성화를 위하여 세부 시험•실증 아이템을 지자체가 스스로 특성에 맞게 제안하고, 채택되면 그 지자체가 드론을 활용하여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실제로 드론을 활용하여 ‘수요창출 상용화 및 사업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하여 실제 수요처와의 연계와 조기상용화 등 실질적인 서비스를 위한 연구와 드론 기술 시험과 실증 및 검증을 통해 드론 활용 분야를 확대하고 드론사업의 활성화를 유도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또한, 그 저변에는 드론으로 인한 사고나 위험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사회적 수용성을 고취시키는 역할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론 분야는 활용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들이 제안하여 2019년 경기 화성, 제주도를 필두로 중복을 포함하여 2020년 부산시 포함 4개, 2021년 성남시 포함 10개, 2022년 인천광역시 포함 9개 그리고, 2023 올해 서울특별시와 울산광역시를 포함한 15개의 실증도시가 선정되었습니다.

아마 뉴스를 통하여 편의점에서 공원으로 드론을 이용해서 피자를 배달했다거나, 휴양지에서 숙취해소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바로 그곳이 드론실증도시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제법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늘 나는 미래형 유무인 항공기 '오파브'@연합뉴스


그런데 조금만 깊이 들어가보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실증이 그곳에 있는 분들께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듭니다. 물론 실증의 목표는 피자나 치킨 배달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균형있는 발전이나 산업의 활성화이지만, 실증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지역 내의 상당수의 사람이 테스트해보지 않는다면 과연 그 실증이라는 것이 체감되고 미래의 밑바탕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조금만 더 고민을 하며 바라보면 이런 실증과 실질적인 운영이 꼭 필요한 곳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흔히 섬이라고 부르는 도서지역입니다. 저는 몇해 전부터 전남의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도서지역에 드론 뿐만 아니라 UAM을 도입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섬이야말로 전적으로 해상 교통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불편함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항공교통 수단을 통해 실증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테스트베드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드론과 UAM을 활용한 도서지역의 치안, 물류, 보건, 산림 그리고 미래에 관광의 테스트베드 등 활용입니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와 가치가 있습니다. 첫째, 섬은 구성원인 주민의 수가 적고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로 인하여 섬과 육지 사이의 이동은 대부분 배로만 한정이 되어있고 기상이 악화되면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인구의 감소로 인하여 배편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UAM@연합뉴스


섬에 사는 주민들도 생필품뿐만 아니라 의류, 전자제품 등 필요한 것은 육지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 택배나 물류배송의 혜택이 매일 필요한 상황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은 원하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는 것과 같으며 이러한 상황은 섬 인구의 소멸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대형 드론 혹은 UAM이 100kg이 넘는 물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육상에서는 무궁화호 기차가 계속 폐차되고 그 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10년 이내에 무궁화호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무궁화호가 정차하던 역은 어떻게 될까요? 역 또한 사라지고 지역 소멸을 가속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이동이 불편한 지역에 살려는 사람은 누구도 없으니까요.

두번째, 코로나 이후 작은 관광이 활기를 띄면서 관광객이 늘어난 전남 고흥의 상화도에 드론을 이용해 섬을 순찰하고 비상 상황에도 대응하는 전국 최초의 드론 합동 순찰대가 출범하였습니다. 상화도는 14가구에 주민 30 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마을인데 이로 인해 다소 치안의 부재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전국의 작은 섬에는 경찰관이 배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주민들은 치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람과 기후 등을 감안한 섬 환경에 적합한 AI 대형 드론과 연계된 관제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범죄예방이나 치안 유지에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섬간의 이동거리가 멀다면 드론의 체공 시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상화도는 이를 하이브리드 엔진을 써서 약 2시간의 비행을 가능하도록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스피커를 통해서 경고나 안내방송을 하고, 야간에도 조명을 통하여 사건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의료 보건 분야의 활용입니다. 지난 주에 인천 옹진군 24개 섬의 임산부를 도울 백령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구해졌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2021년 4월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했던 백령병원 산부인과가 2년여 만에 진료를 시작하게 된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듯이 병원선을 타고 섬마을을 돌며 젊은 의료인들이 의료활동을 펼치는 아름다운 장면은 현실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진@연합뉴스


섬에서 의약품은 필요할 때 바로 구해서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생필품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단은 필요한 의약품과 장비를 섬으로 보내는 일로 시작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 발전하고 법체계가 정비되면 장비와 의료진을 태운 UAM이 긴급을 요하는 의료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빠르게 섬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넷째, 관광의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입니다. 요즈음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싶은 사람들의 섬여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섬을 구입하여 그들만의 리그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자유롭게 타고 섬과 바다를 날아디니며 관광을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법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상용화 이전과 이후로 단계를 나눠 섬여행 중 마음대로 드론을 띄울 수 없는 점을 활용하여 대형 드론이나 UAM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거나 받을 수 있게 하여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면 상당한 수요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 직접 사람이 탈 수 있는 시점에 관광으로 변환한다면 좋은 관광상품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또한, 지리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의 실종이나 재난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므로 관광객의 안전확보에도 유리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UAM 파일럿 프로젝트 업무협약(왼쪽부터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대표, 오영훈 제주지사, 신용식 SKT 부사장)@연합뉴스


물론 제가 제안한 이야기에도 문제점은 따를 것입니다. 환경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고, 주민 생활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조용하게 살던 섬의 주민들에게 드론이나 UAM 기체의 소음은 굉장히 생소할 것이고, 이동수단이 발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 자칫 섬 본래의 모습을 잃고 오염되거나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얻게 될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동의 불편함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섬지역의 명소들에 대한 관광 확대가 가능해질 수도 있고, 도서지역의 취약한 치안과 보건 및 물류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관광수입의 증가나 그로 인해 파생되는 편의시설들이 주민들의 행복감을 더해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한 변화는 도서지역의 새로운 변화를 또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섬에서 먼저 시작하고 나아가서 도심항공교통으로 전환한다면 사회적 수용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여 더 빠른 UAM 상용화와 산업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통을 비롯한 지역 환경 편리성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저의 소신입니다. 섬에 사는 사람이나 도시의 사람이나 누구나 편리한 교통의 혜택을 받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연결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교통 평등의 실현이며 지역소멸 해소를 위한 지름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천종훈 교수 약력

*현, 전남도립대학교 인공지능드론학과 학과장 (공학박사, 무선통신 전공)
*전) ㈜맥슨전자 기술연구소
*전) ㈜현대전자 통신연구소
*전) ㈜한화 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전) 한국 ITS 호남지회장
*전) 대한민국 기술자문위원
*현) 힌국정보기술학회 부회장
*현) 기관, 기업 등 평가 및 자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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