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지금 당장 이대로 북한과 싸워 이길 수 있나?

이장호 승인 2023.10.17 12:39 | 최종 수정 2023.10.17 12:52 의견 0
윤석열대통령이 신원식국방장관에게 임명장을 준뒤 악수하고있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신원식 국회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국방 장관에 임명됐다.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재가로 장관에 취임했다.

그리고 9일 첫 외부 행보로 육군 제1보병사단을 방문했다. 왜 1사단일까?하고 의구심을 품겠지만, 1사단은 경가도 파주에 위치하고 있는 전방 사단으로, JSA 지역 등 우리 군의 상징과도 같은 부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긍이 간다.

이 자리에서 신 장관은 "만약 적이 도발하면 "첫째 즉각 응징하라, 둘째 강력히 응징하라, 셋째 끝까지 응징하라"라는 '3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

특히, 그 다음이 일미였다. 신 장관은 "3가지 원칙에 이어, 네 번째 원칙을 이곳에서 강조하겠다"라며 "네 번째 원칙은 '앞의 세 가지 원칙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병들이 북한군 어뢰에의해 침몰됐다 건져진 전시된 천안함을보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을 의식한 듯 "북한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느끼도록 해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라며 "이것이 응징력의 효과이며, 억제에 의해 달성되는 평화가 바로 힘에 의한 평화"라고 말했다.

국방 장관으로서 책임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언론 기사에 대한 댓글도 ‘장성 출신인 신 장관이 우리의 주적인 북한을 향해 강한 어조로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장관으로서의 책임이자 역할이하는 점에서 시기적절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장관이 힘 있는 목소리로 북한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 든든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사와 댓글을 보며 그동안 우리 군이 국민들에게 강한 모습으로 비지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군이 군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창피한 사건이 난무하고 서로 싸우는 창피한 모습에 국민들이 많이 실망하고 답답해했을 것이다.

군은 국가방위를 하는 전문집단이다. 무력을 관리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갖춰 언재 어디서든 적의 도발에 대해 즉각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소명에 소홀했음을 돌이켜 본다.

서해수호의 날 전투훈련을 하고있는 해군 전투함@연합뉴스


매년 10월 중순이면 국방부와 각 군 본부 등 군의 주요 기관들이 국장감사를 받는다. 공교롭게도 추석 이후에 실시하는 국감으로 상당히 많은 간부들이 국감 준비로 비상이다. 추석 연휴에도 준비하느라 편히 쉬지도 못한다. 그러나 막상 힘들여 준비한 국감에서 군이 여러 분야에서 취약하고 미흡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걱정을 끼친다.

국감에서 나온 문제점들의 대부분 군이 군다운 역할을 못하는데서 비롯된다. 국방력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업무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심지어는 비리까지 터져 나와 실망을 안겨주곤 했다. 대다수의 장병들이 전후방 각지에서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고생에 찬물을 붓는 형국이다.

군이 군 본연의 임무인 교육과 훈련에 매진해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군이 되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실상은 그러자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인 올해는 지난 정부 때보다 연합훈련이다, 정부주관 훈련이나 연습이 많아 군이 그나마 전력 강화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9월 26일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행사를 성대히 치러 많은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육군32사단 병사들이 해안을 수색하고 있다.@연합뉴스


10년 만의 서울 도심 시가행진도 큰 몫을 했다. 늠름하고 멋진 장병들의 행진과 첨단 장비와 무기를 직접 선보이는 기회가 되어 군의 발전 모습을 가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바로 눈 앞에서 확인시키는 기회를 적극 활용한 효과로 생각한다.

사실 국민들은 군의 현실에 대해 잘 모른다. 아들이나 딸이 군 복무를 하고 있다면 그나마 일부지만 군의 모습을 들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별 관심이 없다. 그러다보니 군을 잘 모른다.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월급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 관심사일 뿐이다.

유격훈련이나 혹한기훈련도 과거 자신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옛날 추억과 기억으로 군을 평가한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이 병사로 군에 간다고 하면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아직도 가장 큰 걱정이다.

북한이라는 주적과 강력한 군사력으로 하루아침에 전쟁의 포화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군은 많이 잊혀지고 있는 존재가 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에서도 우리는 남의 얘기로 치부할 정도로 군사적 긴장감이 많이 역해졌다.

강원도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병사가 훈련을받고있다@연합뉴스


그래서 국방장관의 전방부대 행보는 매우 의미 있다. 안보에는 여당과 야당이 없으며, 이견이 없어야 한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문제는 누구에게나 영향이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군이 올바르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과거에 ‘쏠까요? 말까요?’가 아니라 ‘즉각 응징하라’는 지침은 일촉즉발의 촉박한 상황에서 군이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다.

‘~답다’는 말은 어디나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특히, 공익에 해당하는 분야는 더욱 그렇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6.25전쟁의 아픔은 절대 잊혀서는 안 된다. 나라가 없다면 국민도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2년째 계속되고 있고, 이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도 그 장본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 될 현실이다.

국방장관이 전방에 가서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기보다 군인이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그동안 그 중요한 사실을 잊고 복무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새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군은 전문집단이다.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있어야 한다. 미군이나 유럽의 선진 군대를 부러워하지 말고 군 스스로 그런 상태로 발전해야 한다. 분대에서 사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 구성원이 북한이라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예전 군 복무 때 사단장께서 강조했던 구호가 생각난다. ‘지금 당장 이대로 싸운다’ 오늘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상태로 준비하라는 의미였다. 약 3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 우리 군에게 필요한 문구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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