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임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말라가 시내 레스토랑. [말라가=최진우 기자]
[말라가, 그라나다(스페인)/뉴스임팩트=최진우기자] 스페인은 관광대국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데이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연간 스페인 방문 관광객은 8370만명으로, 프랑스(8670만명)에 이어 유럽 제2의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탈리아가 6350만명이니, 스페인이 얼마나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스페인 역시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코로나19 기간 중 관광객이 급감해 관광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말라가 관광청의 페드로 마르티네즈씨는 “당시 스페인 전역이 타격이 컸지만,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안달루시아 지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면서 “다행히 작년부터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났고, 올해는 거의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말라가 공항에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볐으며, 시내 곳곳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말라가 다운타운에 위치한 NH 말라가호텔 호세 에르네스토 지배인은 “올해초부터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금은 거의 모든 객실이 꽉 차있고, 연말까지 예약율이 90%에 달한다”고 말했다.
말라가 다운타운 역시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현지인은 별로 없었고, 대부분 관광객들인 것처럼 보였다. 말라가 피카소뮤지엄 앞에 있는 한식당 우리스시에서 만난 관광객 부부는 영국에서 왔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런던 소재 IT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제임스 워커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1년에 수 차례씩 말라가를 자주 왔었는데, 코로나19 기간 중 오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이제 모든 규제가 풀려서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 어디든 쉽게 오갈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말라가에서 차로 2시간 가량 걸리는 그라나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이 있어 전세계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소 중 하나이다.
9세기 경에 만들어진 알함브라 궁전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나사르 궁전은 수개월 전에 이미 예약이 모두 끝났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어렵게 인터넷으로 표를 구했지만 나사르 궁전을 제외한 외부 정원과 알까사르만 방문할 수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 입구 2km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버스 행렬과 승용차들을 보곤 할 말을 잃었다. 궁전 입구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수백명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알함브라 궁전. [그라나다=최진우 기자]
일본어와 중국어, 한국말이 곳곳에서 들렸는데, 대부분 단체관광객들인 것처럼 보였다. 관광객들 모두가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니, 관광산업이 완전히 되살아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남자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어색한 영어로 오사카라고 답했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더 이상 자세한 것을 알수 없었지만 지인들 4~5명과 함께 스페인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바로 뒤 팀에는 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이 예의 시끄러움과 함께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더러 눈에 띄었는데, 단체관광객들도 있었지만, 가족 단위나 친구 몇 명과 함께 온 개인여행객들도 많이 보였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여성 A씨는 “늦은 휴가를 내고 친한 친구와 함께 스페인을 찾았다”면서 “알함브라 궁전은 언젠가 꼭 한번 오기를 희망했었는데, 너무 멋진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말라가와 그라나다, 세비야, 론다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들뜬 기분이었다.
알함브라 궁전 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근무하는 수잔나씨는 유창한 영어로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90% 이상 회복했다”면서 “인터넷 예약율을 보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하려고 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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