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육사생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1이종섭 국방장관이 지난 7월 1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안보포럼' 창립 행사에서 "인구 위기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병력자원 감소로 이어져 국가안보에 심대한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한 국가의 장관이 직접 안보 위기를 언급할 정도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자동으로 연결되는 병역 자원의 급격한 감소가 이제는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한때 너무 많은 입영 예정자들이 몰려 입 대 시기가 늦어진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이제는 입영 자원 부족에 고민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현실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어느새 병역자원 감소에 직면한 군이 최근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상비병력 50만명'이라는 목표 수치를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5년간 상당수의 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내가 근무했던 27사단과 30사단도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이제는 기억하는 이도 없을 정도로 쉽게 잊혀졌다.

신생아실@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한 두 해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것이 국방 분야에 위기를 가져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인구가 감소하지만, 군 병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그리 문제가 될 정독 아니었다.

육군 기준으로 1993년부터 26개월 복무에서 2003년 24개월, 2018년에 18개월로 단축되면서 군에서 필요한 자원이 일찍 전역하면서 병역 자원이 부족해 진 것이 발단이다.

이제는 국방 장관이 나서서 병역 자원 감소에 따른 군 운영을 걱정할 정도라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군의 국방개혁이 북한이라는 상대성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북한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국방개혁에 큰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120만 정도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아닐지라도 우리 군의 50만에 비해서 2배 이상은 되는 병력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가 첨단 과학화된 무기 시스템 개발과 주한 미군 등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군대 규모에 있어서 2배 이상의 병력 차이는 큰 부담이다.

이러한 시기에 최근 언론에서 눈길을 끄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여성 징병에 대한 찬반 여론 조사에서 반대가 54.4%로 찬성 36.3%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남자의 56.3%와 여자의 53.4%가 여성 징병을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갑자기 여성 징병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의아스러웠다. 우리나라가 이스라엘도 아닌데, 갑자기 여성 징병에 대한 조사가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든 것이다.

입자자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설사 병역 자원 감소가 극에 달했다 치더라도 여성 징병은 너무 나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병역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나라가 모병제도 아닌 여성 징병에 대한 의식은 보나마나 뻔 한 결과라고 예상이 되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사의 댓글에도 나와 같은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글도 보았다.

여성 징병보다는 오히려 모병제가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인데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조차 없다. 전에도 말했지만, 병사 월급 200만 원 시대가 오면 자연스레 징병제보다 모병제에 대한 연구와 현실적인 대책과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이제 군까지 영향을 받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가 되었다는데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이라는 敵을 머리 위에 이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6.25전쟁 같은 비극이 또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만약 현 상태가 10년 정도 지속된다면 복무 기간을 다시 늘리든지, 아니면 여성까지도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되는 상황이 안 온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지난 3월에 태국에서 펼쳐진 2023 코브라골드 연합훈련에 참가한 해병대원모습@연합뉴스


10년은 먼 미래가 아니다. 10년 전과 지금의 환경이 별로 바뀌지 않았음에도 시간은 10년이 지난 것만 보면 오늘의 우려는 곧 우리의 위기가 된다. 나 같은 전역 군인이 다시 복무하러 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 된다.

비록 여성 징병에 대한 여론조사라고 해도 어느새 ‘우리가 이런 문제까지 맞닥뜨리게 되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우리의 현실이 많은 걱정을 안겨 준다. 안 된다는 말보다는 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함께 논의하는 노력이 어디선가 에서는 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총알은 나를 향해 발사되었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반드시 나에게 온다. 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위기감으로 진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한다.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