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김종성기자] 국내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노조는 "불투명한 평가는 임원들의 끝없는 임기를 보장하며 진정한 변화와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김택진 사장이 설립했다. 김택진 사장은 리니지 1과 2, 길드워,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을 포함해 여러 온라인 게임을 성공시키며 사세를 키웠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조5720억여원, 영업이익은 5590억여원이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은 10일 엔씨소프트지회(송가람 지회장, 이하 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회의 별칭은 우주 정복이다.
지회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가치인 도전정신, 열정 진정성이 수직적·관료적 문화로 훼손됐다"며 "만연한 불법 연장근로, 권고사직, 대기발령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회는 고용 안정, 수평적 조직 문화, 투명한 평가와 보상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손가람 지회장은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지회를 통해 회사를 바꿔나가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지회 출범 선언문 전문이다.
노동조합 혈맹원을 모집합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산증인이자 역사인 엔씨소프트의 사우 여러분.
평소처럼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지금은 회사에서 말하는 ‘위기’이니까요. 무엇이 우리의 위기입니까?
회계 위기 이면에 숨은 진짜 위기. 우리의 핵심 가치 3가지(도전정신, 열정, 진정성)가 훼손되었습니다.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 관료적 문화는 실패와 악덕을 덮었고, 그 책임과 피해를 사우에게 전가하였습니다. 고질적인 상후하박 조직 문화가 회사의 핵심 가치 그리고 우리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사우들의 도전 끝엔 권고사직과 대기발령이라는 슬픈 엔딩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엔씨소프트에 고용된 직원이지만 TO 하나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합니다.
마치 프로젝트에 고용된 한시적 정규직 같습니다. 반면 불투명한 평가는 임원들의 끝없는 임기를 보장하며 진정한 변화와 성장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우들의 헌신은 런칭과 업데이트를 볼모로 불법적인 연장근로에 동원되며 임원 승진과 보수를 위한 아인하사드로 소모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빛나는 열정은 여기 이 선언문에 담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상명하복 조직 문화, 사내 정치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낮은 자세로 사우들의 걱정과 제안을 듣겠다던 무거운 책임감은 진정한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였습니다. 폐쇄적 평가 및 보상제도는 영원한 영업비밀이 되었고 하후상박 원칙은 임금 격차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소통 없는 통보, 말과 행동의 불일치, 진정성마저 사우들의 몫입니다. 우리의 기본 권리와 핵심 가치가 지켜질 때, 비로소 뛰어오를 수 있으며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낮은 곳에서 함께 NC를 성찰해주시고 변화할 NC를 향해 숨죽였던 목소리를 모아주십시오.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었던 것들. 고쳐야 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것들. 우리가 주인 되어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구합시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엔씨소프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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