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시각③]리더, 그 의미에 대해...

이장호 승인 2023.03.11 12:36 | 최종 수정 2023.07.21 19:04 의견 0
지난 2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학군장교 임관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사진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태풍이 몰아치는 위기의 순간에 배에 탄 선원들은 모두 선장을 바라보았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몰라 생사의 위기 앞에 오직 선장의 명령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선장의 말 한마디에 모두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에 선장을 중요한 결심을 한다.

Leadership은 위기의 배(ship)를 구하는 리더(leader)의 결심과 행동, 자치관 등을 말한다고 배웠다.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조직이 생겨나고 구성원이 역할을 나눠 맡으며 조직을 발전시켜 왔다. 비단 인간만이 아니라 다른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보니 조직을 이끄는 리더 혹은 우두머리의 중요성을 조직의 존망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세계 역사를 통해서도 리더의 중요성은 왕을 비롯한 리더들이 어떻게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요즘 장교 지원이 많이 적어졌다고 한다. 매년 약 4,000여 명의 신임 장교들이 임관해 소대장 등 초급 간부로서 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출신에 관계없이 군 조직의 리더로서 병사들을 지휘하며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명예로운 자리다.

그런데 요즘 현실적인 이유로 장교가 되려는 인재가 많이 없다고 한다. 18개월을 복무하는 병사보다 10개월 긴 군 생활과 낮은 보수, 전역 후 사회에서의 인정이 예전만 하지 못한 이유 등이 굳이 힘든 장교의 삶을 택하지 않는 이유라고 한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원자가 감소하는 것이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군이라는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장교의 역할과 중요성을 감안하면 쉽게 여길 문제는 아니다. 더욱이 장교들이 병사들로부터 리더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얼마 전 군을 전역한 아들이 전해준 얘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일부 병사들은 학군장교와 학사장교들이 자신들보다 못한 대학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장교들을 우습게 여기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내가 너보다 더 낫다’는 생각으로 초급 장교들을 진정으로 존중하거나 따르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학군단장으로 근무하는 후배도 3월 새 학기 시작하면서 학군장교 희망자를 모집하는데 정원 채우기와 우수 자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서울 소재 대학들이 특히 힘들다 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현실적인 위협을 맞대고 있다. 2년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의 전쟁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파괴 등을 보면서 우리도 북한과의 전쟁으로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이라크전 등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미국 군대는 장교 양성과 교육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우수 자원 확보에 가장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

공사졸업식에서 졸업생이 모자를 하늘로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영화 탑건(Top-gun) 1,2편은 미 해군 조종사에 대한 스토리다. 우수하게 양성된 조종사가 적을 제압하고 아군을 보호하는 영웅이 되는 이야기지만, 미 해군이 조종사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는 점을 홍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제작된 영화다. 영화를 통해 미국 국민들에게 우수한 장교(리더)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장교들의 자부심과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리더는 키워지는 것이다. 장기간의 교육과 경험,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수 자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식이나 성품, 기치관 등 여러 면에서 좋은 자질과 품성을 지닌 인물이 리더로서 긍정적인 결과와 효과가 있다.

육군 보병학교의 모토는 ‘나를 따르라’이다. 잘 준비된 리더로 키워야 나를 따라오는 부하가 있다. 리더를 잘 키우겠다는 의지다. 우리는 부하보다 우수하고 용감한 리더를 원한다. 아니, 필요하다. 수많은 군인들의 생명을 어리석은 리더에게 맡길 수 없다.

멋지고 훌륭한 리더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자질이 되는지 잘 따져 함량 미달이면 리더로 뽑지 말아야 한다. 대신 일단 리더로 뽑았으면 잘 따라야 한다. 그래야 리더의 존재가 의미를 가진다.

이제 갓 소위로 임관해 조만간 전방과 후방 여러 제대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하게 될 신임 장교들이 멋지고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비록 알아주지도 빛나지도 않는 자리지만, 장교라는 자긍심으로 리더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참고 견디며 최선을 다해주기를 응원한다.

리더는 원래 힘들다. 그래서 더 빛나고 가치가 있고 멋지지 않은가!!!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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