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이 에너지의 81.35%를 차지하는 나라

한성규 승인 2023.02.01 11:39 의견 0
사진=JTBC 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공장이 없고 6~70년대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하는 청정 국가 라오스의 최고 산업은 당연히 농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라오스 GDP중 최고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의외로 전력발전업이다. 바로 라오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강 메콩강에서 나오는 수력발전 덕분이다. 나라 전체가 쓰고도 남는 풍부한 전력을 주변 국가에 판매한다. 대한민국의 SK건설이 시공 중이던 댐이 붕괴되어 수백명이 실종된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2018년 7월 23일 라오스의 아타푸주에서 SK건설이 시공 중이던 세피안-세남도이 대형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하면서 범람이 일어나,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 보조댐이 무너지면서 약 50억㎥의 물이 보조댐 아래에 위치한 6개 마을로 한꺼번에 쏟아졌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1300가구, 약 6600명의 이재민 또한 발생했다.

라오스 정부는 7월 23일 오후 8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 홍수 피해 지역을 ‘국가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정부는 군과 경찰, 구조대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7월 25일 라오스댐 유실 및 범람 사고와 관련해 긴급 구호대를 파견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구호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7월 26일 선발대 6명이 라오스로 먼저 파견됐으며, 최종적으로 30명 안팎의 구조팀이 파견된 바 있다.

사고 이후 국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독립전문가위원회(IEP)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한 라오스 정부는 2019년 5월 28일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보조댐 일부가 붕괴된 것은 댐 기초 지반을 구성하는 토사층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는 사고 전 며칠간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는 최고 가동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은 SK건설이 2012년 한국서부발전, 현지 기업, 태국 전력회사와 합작법인(PNPC)을 구성해 수주했으며 2013년 2월 착공했다. 2018년 7월 기준 공정률 92.5%로 2019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었다. 발전용량 410MW 규모의 본댐 2개와 보조댐 5개로 이뤄져 있었다. 시공을 맡은 SK건설이 2019년 2월 발전소를 준공하면, 서부발전이 27년간 발전 운영을 맡기로 돼 있었다.

라오스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주변국에 수출하는 이른바 ‘동남아시아 배터리’ 계획에 매진해 왔다. 라오스 정부는 2020년까지 100개 발전소를 가동해 당시 2배 수준인 2만 800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사고가 난 세피안-세남노이 댐도 이러한 정부 계획의 일환으로, 이 댐에서 생산된 전력의 90%는 태국에 수출될 예정이었다.

라오스의 2021년 산업별 GDP 구성비를 살펴보면 1차 산업은 2차, 3차 산업보다 낮은 16%를 기록하였다. 댐을 이용한 전력발전업이 1위, 한국기업 코라오를 위시한 도소매/차량수리업이 2위, 작물재배업이 3위다. 라오스의 제조업 분야 GDP 구성비를 모두 합친 수치는 겨우 8.5%다. 제조업이 연 7%대에 달하는 경제 성장의 동력이 아니다.

라오스 전력공사에 따르면 라오스의 전력 최대 부하량은 1600MW이며, 전력수요는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과 전력거래 분야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ASEAN 전력그리드를 이용해 태국을 거쳐 말레이시아에 100MW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량을 300MW로 늘리는 방안은 F/S 중이며 싱가포르 수출도 논의 중이다.

라오스의 차량등록대수는 연평균 13%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라오스의 대중교통은 극히 소수의 버스, 택시, 삼륜차(툭툭)가 전부인 실정이다. 특히 라오스 공공사업교통부에 따르면 비엔티안시의 경우 매년 차량등록대수는 9%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의 시내버스는 시 전체 인구의 16%만 수용할 수 있고 노후화, 비정기운행 및 운행지연, 인프라 미흡으로 2019년 대중교통 이용자 비중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Worldbank에 따르면 2020년 라오스의 인구밀도는 32명/㎢으로 인도차이나반도 인접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편이다. 반대로 임야지역이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9%로 최고 수준이다. 라오스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통해 UN 지정 최빈국 졸업 및 중고소득국으로의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2022년 12월 1일 열린 한국-라오스 녹색성장 파트너십 행사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예상과 달리 많은 라오스 바이어들이 한국 녹색기업과의 상담에 참가했다. 라오스의 대표 산업인 전력발전 분야 바이어도 많았으나 오수/악취 정화시설 설치, 농업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및 바이오매스 생산 협력을 위해 한국 기업을 찾아온 바이어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날 상담에 참가한 한 농업 분야 바이어는 “운영 농장에서 나오는 농작물 부산물을 이용한 사료 생산, 가축분뇨를 이용한 전력 생산에 관심이 크다. 농장 운영에 따른 추가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탄소배출권 관련 수익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산림청과의 라오스 참파삭 주 REDD+ 사업도 탄소감축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기업 들의 탄소배출권 획득 등을 위해 라오스 진출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라오스의 2021년 기준 발전원별 비중은 수력이 81.35%로 압도적으로 높고 석탄화력, 태양광, 바이오매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수력발전의 경우 건기/우기 간 발전량 편차가 심한 문제가 있어 라오스 에너지광산부는 ‘2030년 전력발전개발계획’을 통해 태양광, 풍력 위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며 안정적인 발전원을 확보하고자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발전 증설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소규모 저수지 수력발전소, 양수발전 저장 및 전력거래에 대한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 기술을 가진 한국기업이 진출할 좋은 기회다.

라오스는 연평균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고성장 국가다. 저성장의 늪에 빠졌지만 기술과 자본을 갖춘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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