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따로국밥’ 중국 때문에 멀어진 엔데믹

최진우 승인 2023.01.02 15:46 의견 0
정부가 코로나19확산을 막기위해 중국관광객의 PCR조사와 입국심사를 강화하기로했다.=ytn뉴스 유튜브 공개영상 캡쳐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19세기말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황색인종이 유럽문명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황화론(yellow peril)이 득세한 적이 있었다. 원래는 빌헬름2세 독일황제가 청일전쟁 말기 당시 새로운 신진세력으로 부상한 일본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후 중국인들의 위험성을 빗댄 말로 더 유명세를 탔다.

황화론에는 다분히 인종차별, 인종편견의 불편한 시각이 담겨있지만 요즘 중국이 하는 행위를 보면 같은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19에 대한 엇박자식 정책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에 가장 먼저 해외입국자에 대해 빗장을 걸어잠구는 폐쇄형 방역정책을 선택했다. 그 이후 한 지역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그 일대를 전면봉쇄하는 이른바 제로코로나라는 정책을 들고나와 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방역정책을 밀어붙였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숨어있다. 중국은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만든 백신을 채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자체적으로 만든 백신을 고집했다.

중국산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승인을 받았지만 이 백신이 효용성이 있는지는 많은 국가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럼에도 중국은 다른 백신을 일체 허용하지 않고 자국민들에게 시노팜과 시노백만 사용할 것을 강요했다.

그런 중국이 갑자기 제로코로나를 포기하고 입출국에 대한 모든 규제를 사실상 해제했다. 3년 가까운 통제로 인해 내부 불만이 터지기 일보직전인데다, 중국경제가 바닥을 기면서 더 이상 제로코로나를 끌고가기가 힘들어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문제는 갑자기 풀린 방역해제로 인해 14억 중국인들이 마음껏 지구촌을 누빌 수 있게 되면서 전세계에 또다른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중국의 불투명한 코로나19 통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구사회에서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중국은 제로코로나 해제이후에도 확진자수가 중국 전체로 수천 명에 불과하다는 말도 안되는 통계를 발표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다.결국 중국 내부에서조차 터무니없는 통계조작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중국정부는 확진자수에 대한 발표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서 하루 확진자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코로나19 초기부터 꾸준하고도 투명하게 확진자수 및 사망자 통계를 발표했던 서방국가들은 제로코로나를 포기한 중국을 공포, 그 자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일본과 대만, 인도 등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검사 음성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조치했다. 한국과 미국 역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고 호주 또한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무조건 코로나19 음성결과를 내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태국은 해외 입국자에게 코로나19 백신 2회 이상 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중국발 입국자에는 태국 도착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광수입을 이유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를 환영했던 유럽국가들은 중국인 입국자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가 불안감이 커지자 입장을 바꿔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이 내놓는 통계나 검사관련 자료가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서한과 더불어 중국인 관광객을 맞을 채비가 한창이던 국가들은 앞다퉈 빗장을 걸어잠그기 시작했다. 스페인은 모든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음성결과를 제출하거나 백신접종 완료증빙서를 의무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프랑스 또한 중국발 입국승객들을 대상으로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를 제시하도록 하는 한편,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PCR 검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공포는 도미노처럼 퍼져 영국을 비롯해 다른 유럽국가들도 입국과정에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중국정부는 세계 각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중국인들을 차별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작년까지 전세계 국가들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관련 검역을 중단하거나 PCR 혹은 신속항원검사 음성요구를 폐지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강제 격리를 고집했던 국가였다.

상황이 바뀌어 세계 각국이 중국을 겨냥한 검역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그자 이를 과학적이지 않다고 비난하고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기적인 행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많은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진작부터 채택한 덕분에 이제는 많은 부분들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이다. WHO에서는 잘하면 올해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는 엔데믹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와 따로 노는 중국으로 인해 엔데믹은커녕 또다른 변이바이러스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뉴스임팩트 최진우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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