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서평] '삼성 신경영'에서 느낄 수 있는 이건희의 미래 예측력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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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8 07:09 | 최종 수정 2022.10.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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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정희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다룬 책은 발에 챌 만큼 많습니다. 내용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이 회장을 찬양하거나, 악덕 기업인으로 매도하거나 둘 중의 하나죠. 그만큼 이 회장은 삼국지 조조처럼 영광과 오욕을 한 몸에 안은 논쟁적 인물입니다.
다만 이 회장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그가 삼성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조직 구성원들을 지휘했다는 거죠. 미래 예측력이 남달리 뛰어났던 경영자였단 얘깁니다.
이 회장의 미래 예측력을 보여주는 책이 있습니다. '삼성 신경영: 나부터 변해야 산다' 입니다.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부터 이 회장이 직원들에게 말한 것을 엮은 책이죠.
이 책에서 이 회장이 놀라울 만큼 앞날을 잘 내다봤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습니다. 복합화입니다. 이 회장은 복합화를 '서로 연관성이 있는 인프라, 시설, 기능, 기술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경쟁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아울러 복합화로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빌딩, 제품, 해외 진출, 병원, 도시 등도 바뀔 거라고 설파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이 회장의 예상은 제대로 들어맞았습니다. 전자·반도체·기계·자동차업은 전기차 시대를 맞으면서 거의 한 몸이 됐습니다. 사무실, 주거 공간, 상업 공간 등이 혼재된 복합 시설은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죠. 공장은 생산 라인뿐 아니라 설계, 영업, 연구실까지 포함하는 사업장으로 바뀌었고요.
인상적인 구절을 소개합니다. '건설업과 전자업을 합쳐야 한다. 부엌 가구, 거실 TV 등은 전부 벽에 들어가거나 붙인다. 화장실 변기까지 전자화한다. 소변, 대변 검사를 하는 센서를 부착해 건강을 점검한다.' 이 회장이 사물인터넷을 30년 전에 이미 알았던 걸까요. 신기할 정돕니다.
카리스마, 조직 장악력, 업무 추진력 등을 고루 갖춘 경영자라도 앞날을 내다보는 눈이 없으면 회사를 망가뜨립니다. 먹거리가 뭔지 모르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회장 같은 경영자가 있었던 삼성은 리더 복이 있는 기업입니다. '삼성 신경영: 나부터 변해야 산다'를 통해 이 회장의 혜안을 느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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