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울의 독일편지 14편] 증가하는 마약... 10~20대 소비 증가

2016년부터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김서울 승인 2022.10.18 17:54 | 최종 수정 2022.10.24 20:32 의견 0
태국과 필리핀 등에서 마약 반입이 늘고 있다.=채널A뉴스 유튜브영상 캡쳐


[뉴스임팩트=김서울 재독 칼럼니스트] 마약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마약의 반입과 소비가 엄격하게 규제되어왔고, 마약 소비율이 높지 않은 탓에 한국은 흔히 ‘마약 청정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이름은 사실상 2016년 이후로 더는 유효하지 않은 이름이다.

유엔은 인구 10만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미만인 경우인 나라들을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2016년에 25명을 넘겼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로 마약사범의 수는 계속 증가세이고, 10~20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특히 소비율이 늘었고, 마약 사범들의 재범률이 올랐다는 점들이 눈 여겨 볼 만 하다.

또 하나 눈 여겨 볼 만한 점은 최근의 양상이다. 장재인 한국마약퇴치본부 이사장의 한국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2022년 상반기의 마약 사범 검거률은 무려 17.2퍼센트가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특히 마약의 유통과 소비의 정도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중심으로 늘어난 인터넷 사용량도 그 원인 중 하나이다. 암암리에 거래되는 마약의 특성상 외국 서버를 사용하는 메신저를 이용해 유통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때문에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약이 대중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클럽과 같은 젊은 층들의 놀이 공간에서 유통되는 강간목적의 마약들 또한 큰 문제다.

확실히 서구권 문화와 마약의 연관성이 더 오래되고 깊은 탓에, 아직까지 프랑크푸르트의 중앙역 주변과 같은 풍경이 한국의 어느 공공장소에서 보란듯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성매매 또한 독일의 경우 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매춘이 인류 역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때가 없던 만큼, 음지에서는 꾸준히 성산업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어쨌든 공적으로는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마약과 성매매 모두 수면위로 드러난 지 한참 된 것들이다. 때문에 그에 대한 대처 방향도 처벌의 원칙에 근간하고 있지는 않다. ‘처벌보다는 치료’, ‘금지보다는 관리’가 그 목적인 것이다.

실제 프랑크푸르트의 지역정부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성매매도 정해진 장소와 규격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러나 마약의 중독성 탓에 단순한 처벌로는 재범을 막기 어려운 점, 그들의 빈곤한 생활 상태를 고려하면 사실상 처벌이 별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성매매와 관련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이 금지와 처벌과는 별개로 늘상 존재할 것이라는 점들을 생각한다면 이는 꽤 합리적인 정책이다.

한국의 마약과 성산업 문제를 다루는 방향에서도 독일의 사례는 주목할 만 하다. 마약 유통과 소비의 증가세를 엄격한 처벌로 규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중독자들을 치료하고 재범을 방지하는 것도 역시 무시 못할 과제일 것이다.

또한 그 이유, 왜 그들이 마약에 의존하게 되었는지, 그것이 어떤 정서적 혹은 물질적 빈곤에서 유래했는지, 아니면 왜 그 접근성이 그토록 용이해 졌는지, 그것이 어떤 사회적 문제에서 근간해 있는지를 명확히 하려는 연구와 조사가 진행돼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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