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잃어가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에 해상자위대 근심 가득

기존 순항미사일 방어능력을 넘어 대함, 대지공격에 영격 미사일까지 추가 예정

이정현 승인 2022.09.13 16:15 의견 0
▲ 이지스 탑재함의 베이스가 될 마야급 호위함.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지난 8월 1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현재 건조가 계획 중인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에 일본 정부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적의 순항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한 영격 미사일 SM-6의 추가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이지스 시스템을 지상으로 옮긴 이지스 어쇼어를 아키타현과 야마가타현의 두 곳에 배치하고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은 중국의 해양진출 견제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군사시설의 추가 배치와 이지스 어쇼어에서 발생되는 레이더파의 영향을 우려한 현지 주민들의 맹렬한 반대가 시간이 지나도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전문가들도 이지스 어쇼어가 비용만큼의 값어치를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자 2020년 당시 방위상이었던 고노 다로가 이지스 어쇼어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를 위해 SPY-7 레이더나 수직발사장치(VLS) 등을 이미 구입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처치 곤란해진 이러한 값비싼 장비들을 결국 지상이 아닌 함정에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었다.

즉,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이지스 어쇼어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개발되어온 함정이지만 최근에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처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활용한 대함(対艦), 대지(対地) 공격능력에 SM-6로 적의 순항미사일 영격까지 가능해지면서 기존 이지스 구축함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M-6의 탑재는 북한보다는 오히려 중국을 염두에 둔 대응에 가깝다. 확실히 북한도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며 일본에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일본을 사정거리에 안에 둔 여러 가지 순항미사일의 배치를 마쳤기 때문에 실제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 취역하면 북한보다는 중국에 대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처럼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 점점 다기능화되면서 기존 이지스 구축함과의 경계가 사라지면 결과적으로는 해상자위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꼴이 되고 만다.

처음 목적이었던 탄도미사일 방위에 특화된 함정이라면 운용인원을 최소한으로 구성할 수 있었겠지만 적의 함정과 지상목표를 공격하려면 추가 인원이 필요하고 대공전투까지 수행하려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인력부족에 시달려온 해상자위대로서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 더 이상 달가울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福建)까지 진수하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해상전력을 끌어올리는 탓에 일본의 조바심이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에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최종 결과물로 나올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