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박사 논문 타당한가?

국민대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연구 부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서담 승인 2022.08.08 17:16 의견 0
사진=연합뉴스TV유튜브 보도 내용 영상캡쳐


[서담=전문위원]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현직 퍼스트레이디의 박사논문 아니던가. 당연히 박사학위는 Yuji되어야 했다. 퍼스트레이디가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고 판명이 나면, 국가적 망신이다. 그러니 당연히 표절이 아니어야 한다.

그러므로 퍼스트레이디가 작성한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 학위 논문과 다른 2편의 논문에 대해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연구 부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 국민대의 결정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국가의 위신이 걸린 문제가 아니겠는가? 국민대 교수들은 당연히 국가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고려하여 현명한 판단을 하였을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정권의 눈치를 봤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고매한 학자들인 국민대 교수들이 설마 정권 눈치를 보느라 그런 결정을 내렸겠는가?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대 학생들을 비롯하여 철없는 사람들은 국민대의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으니 개탄할 일이다. 서울경제 기사에 의하면 문제가 된 논문의 표절율은 박사 논문의 경우 17%, 멤버 Yuji 논문의 경우 43%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논문이 통과되기 위한 표절율 기존은 15% 이하이므로, 위 논문들은 그 기준에 의하면 통과되어서는 안될 논문이라 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표절율이 아니다. 이 논문이 갖는 엄중한 사회적 의미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멤버 유지를 member Yuji로 번역한 것만 봐도 논문이 갖고 있는 엄청난 함의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멤버 유지를 영어로 번역할 때, member Yuji로 번역을 했다는 것은 박사학위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러니 이 번역은 단순한 오역이 아니다.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번역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깊은 뜻을 제대로 헤아릴 줄 모르는 철없는 학생들과 일부 언론들은 마치 큰 일이라도 난 것 처럼 호들갑이다. 국민대 졸업생이 쓴 글을 보면 멤버 유지의 영문 번역이 가진 진정한 함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습이다. 우리는 일부러 Yuji라고 썼던 깊은 뜻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대 2014년도 졸업생이라 소개한 글의 작성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인 양 표절이란 단어 뜻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보아도 명백한 표절”이라며 “좌우를 떠나 정권의 눈치를 보며 벌벌 떠는 꼴이 너무나 근시안적이고 너무도 패배주의적이라 뭐라 덧붙일 말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으로부터의 당장의 사업 배제, 낙인찍기로부터 자유로울지언정 그것이 정녕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국민대학교를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바로 이 점이다. 즉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명약관화한 오역인 멤버 Yuji는 바로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일부러 작성한 것이 명확하지 않는가! 학술지에 실릴 논문에서 멤버 유지를 member Yuji로 번역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 실수일 수가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의도를 갖고 작성한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그러니까 이 논문은 엉터리 같은 논문도 국가이익을 내세운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음을 정확하게 보여주려는 논문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왜 너무나 단순한 번역인 유지를 굳이 Yuji로 번역하였는지 그 취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퍼스트레이디가 작성한 논문은 우리 사회가 권력, 특히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에 얼마나 취약하고 비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엄청난 사회적 함의를 가진 논문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비난을 받아야 할 논문이 아니라, 후세에 역사적 교훈을 남겨줄 기념비적 논문인 것이다. 이미 작년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긴 "내가 권력을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말은 바로 이 논문이 갖고 있는 함의를 더욱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길게 볼 것도 없이 당장 몇년 후, 혹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 국민대의 결정이 가져올 역풍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할 자정작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문제가 되었던 많은 표절 논문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관대한 표절 기준이 적용되어 앞으로 양산될 논문들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번 멤버 유지 논문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다시 내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다. 고고한 척 하지만 자기 안위 챙기기에 급급한 학계의 민낯도 자연스레 드러날 것이다.

그러니, 이번 멤버 유지 논문이 갖는 심오한 사회적 의미는 칭찬받아 마땅할 일이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엄숙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서담 paleale@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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