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 vs 사회주의 간 ‘체제 경쟁’으로 비화된 우크라이나 전쟁

- 자유민주 진영의 對러시아 전략 변화 … ‘우크라이나 지키기’에서 ‘러시아 종이 호랑이 만들기’로
 - 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확대 … 러시아도 총력 대응, ‘치킨 게임’ 양상 
- ‘兩非論’과 ‘미 제국주의론’ 바탕, 좌파의 ‘교묘한 말장난’ 경계해야

강현수 승인 2022.05.03 11:05 의견 0
우크라아니 마리오플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황폐화됐다=SBS뉴스 유튜브영상캡쳐


[뉴스임팩트=전문 칼럼리스트 강현수]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자유민주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간 ‘체제 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의 전쟁에서 체제 간 총력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예측하는 건 시기상조겠지만, 지구촌에 남길 영향은 길고도 오래 지속될 것이다.

전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는 것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비인도적 전쟁 범죄를 잇달아 저지른 것이 속속 드러나고, 이에 대해 서방이 강력 대응을 선언하면서다. 단기에 승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강력 저항에 밀리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쟁 성격의 변화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발언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 확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폴란드를 방문 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것은 다음 세대에 걸쳐 전 세계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절대적인 권력과 통제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력과 허위 정보를 사용하는 가장 오래된 인간 충동의 한 예”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권좌에 계속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4월 4일 “여러분은 (우크라이나의 소도시)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며 “이것은 푸틴을 ‘전범(war criminal)’이라고 부르는 것을 타당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한달여간 점령한 후 퇴각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 등 여러 곳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례가 밝혀지며 국제사회를 충격과 분노에 빠트렸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 학살)’라고 규탄했다.

유럽의 지도자들이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찾은 데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하원의장은 미국내 권력 서열 3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키이우를 찾은 미 최고위급 인사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에 대해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잇따르면서 전쟁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때 서방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미뤘지만 미국을 시작으로 독일까지 지원을 결정하면서 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등 30여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수 지원 규모는 약 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가운데 미국의 지원액이 가장 많은 37억 달러를 차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위해 330억 달러(약 42조 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4월 28일 의회에 요청했다.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한 군사 지원을 위해 80년전 독재자 히틀러에 맞서기 위해 제정된 무기대여법을 다시 통과시켰다. 무기대여법은 1941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당시 대통령이 영국군 무장을 위해 제안, 채택된 법이다. 이 법은 ‘미국의 방위에 핵심이라고 대통령이 판단하는 외국의 방위를 위해’ 군사장비를 대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전략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에서 이번 기회에 러시아를 ‘종이 호랑이’로 만드는 것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푸틴은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 금지, 핵무기 사용 협박 등으로 맞서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은 4월 25일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고,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데 이어 29일에도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와의 충돌은 핵전쟁 위험을 키운다”고 위협했다.

당초 5월 9일 이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장악한 뒤 우 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5월 9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날로, 러시아에선 ‘전승 기념일’이다. 매년 이날 러시아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이런 ‘치킨 게임’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으로선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는 국가’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적극 피력할 필요가 있다.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런 와중에 교묘한 ‘양비론(兩非論)’과 ‘미 제국주의론’으로 자유민주 진영을 비난하는 일부 좌파 지식인들의 논리다.

가령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선량한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조폭들(미국과 러시아)의 ‘나와바리’(영역) 싸움이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등 러시아를 은연 중 두둔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원해서 한 게 아니다. 전쟁의 장기화도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전적으로 푸틴의 책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무력을 앞세워 주권국을 침략한 침략전쟁이 본질이다.

“민주주의가 최선의 정치체제는 아니지만 인류가 경험해본 어느 것보다 ‘덜 형편없는’ 체제이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정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영국 원스턴 처칠 총리의 말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전문 칼럼리스트 강현수 cosmosun08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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