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톰 크루즈가 엑소슈트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21세기 들어 전쟁의 양상은 기술 혁신에 의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미래 병사의 조건은 단순한 신체 능력을 뛰어넘어, 생체강화(biological enhancement), 첨단 전투복,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조력 시스템의 융합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은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미래 전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고자 치열하게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엑소슈트(외골격 장비)=엑소슈트는 병사의 체력을 대폭 증강하는 착용형 로봇이다. 미국 DARPA(국방고등연구계획국)는 ‘오스프레이’(Osprey) 프로젝트를 통해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외골격을 개발 중이며, 전투병은 물론 물자 수송군과 구조대원에게도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BBC의 군사 기술 담당 기자 마이클 호웰은 최근 보도를 통해 “엑소슈트는 전장에서 병사가 무거운 방탄복과 장비, 무기를 부담 없이 운반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는 곧 병사의 이동성과 생존성을 크게 높이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골격을 착용한 병사는 체력 부담이 줄어들고, 장시간 고강도 작전 수행도 가능해진다.

◇스마트 전투복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웨어러블 기술과 스마트 전투복은 단순 방탄 기능을 넘어 생체 신호 감지, 위치 추적, 환경 데이터 수집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국방부 산하 육군연구소(ARL)는 ‘스마트 전투복’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센서와 통신 장비가 내장된 전투복은 병사의 체온, 심박수, 스트레스 수치 등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지휘관에게 전달해 최적의 전술 결정을 지원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병사의 건강과 피로도를 관리할 뿐 아니라, 중상자를 신속히 식별해 후송 및 치료를 신속화하는 데 기여한다”며 “스마트 전투복은 전장의 ‘정보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가장 혁신적인 미래 병사 기술은 뇌-기계 인터페이스다. 이는 병사의 뇌 신호를 컴퓨터가 직접 읽어 무기, 드론, 로봇 등을 제어하는 기술로,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작전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넥스트스텝’(Next-STEP) 프로젝트는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통한 병사 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국방전략 연구소 CSIS의 신경과학자 앨리스 켈러 박사는 “BMI 기술은 병사들이 손을 쓰지 않고도 기기 조작, 데이터 분석,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경 인터페이스가 상용화되면 전장의 ‘사이버 강화 인간(Cyborg)’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장 지휘와 병사 지원의 끝판왕, 인공지능 기반 조력 시스템=AI는 전투 상황 판단, 위협 분석, 자원 배분 등에서 인간 병사를 보조한다. AI가 탑재된 전투 헬멧이나 스마트 안경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적의 위치 추적을 지원하며, 음성 명령과 제스처 인식을 통해 병사의 부담을 줄인다.

미국 MIT 레이시언 연구소(LAISR)의 군사 AI 연구 책임자 마크 스미스 박사는 “AI는 병사가 처리해야 할 정보량을 줄이고,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며 “특히 복잡한 현대 전장에서는 인간과 AI의 협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체강화, 스마트 전투복, 뇌-기계 인터페이스, AI 조력 시스템은 각각 독립적인 기술이라기보다 유기적으로 융합될 때 진정한 미래 병사의 모습을 완성한다. 이런 기술들은 병사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다.

영국 왕립국방대학(RNDU)의 국방기술 전문가 마이클 존슨 교수는 “미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기술을 통합해 ‘강화 인간’을 만드는 것이 필수”라며 “이는 단순한 무기의 문제가 아니라 군사력의 본질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첨단 기술과 인간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미래 병사는 전투 효율성뿐 아니라 생존성과 임무 성공률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윤리적 문제, 기술 의존성 증가, 보안 위험 등 새로운 도전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