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 점령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계획은 하마스의 잔존 군사 기반을 해체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국내외에서 커지는 정치적·군사적·인도주의적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결정이 안보 전략 못지않게 국내 정치 계산과도 맞물려 있다고 해석한다.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등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 강경 요구 속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결속을 강화하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작전을 “하마스 제거의 필수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는 핵심 지지층에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더 오스트레일리안 사설은 외교적 해법보다 무력 충돌을 선택한 이번 결정이 사실상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포함한 고위 지휘부는 완전 점령이 여전히 가자 내에 있는 인질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속도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군 내부 기류 속에, 장기 작전으로 인한 예비군 동원 한계와 피로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단기적 전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기 게릴라전 위험, 병력 손실, 지역 긴장 고조 등 비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며 네타냐후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강한 반발과 함께 부정적인 기류가 거세다. 영국, 독일, 유럽연합(EU)은 이번 계획이 인도주의 위기를 악화시키고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군사 장비 수출 일부를 중단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이 계획을 “출구 없는 점령”이라고 표현하며, 가자지구 인도적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호단체들은 가자시티 주민 100만 명 규모의 강제 이동이 기아, 난민 사태, 역내 불안정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장기 점령 대신 아랍군 또는 민간 행정기구에 통제권을 이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아랍 국가들은 가자 통치와 재건에 대한 책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출구 전략 없는 점령은 정치·군사적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포스트의 마이클 굿윈 국제전문기자는 이번 계획을 “나쁜 선택지 중 최선”이라 평가하며 하마스가 인도주의를 전략적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디언 분석가들은 이번 계획이 이스라엘을 끝없는 전쟁의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을 비용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은 안보·외교적 부담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출구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의 전면 점령은, 하마스 격멸이라는 목표 달성 이후에도 지속적인 리스크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