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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풍산이 방산주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 주가는 12만5000원 전후를 오가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 1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풍산을 제외한 국내 주요 방산주 5개의 PER이 약 40배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평가된다.

풍산이 구리를 가공하는 신동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보니 방산주 랠리를 온전히 따라가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풍산에 대해 “세상에서 제일 싼 방위산업주”라며 회사 내 이질적인 두 사업 부문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풍산에는 회사 분할 가능성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오랫동안 분할을 검토해 왔다”면서도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2022년 물적분할 추진 당시 기존 주주 가치 훼손 문제로 계획이 무산됐던 것을 고려하면, 인적분할 방식으로 풍산디펜스(가칭) 설립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적분할 시 모회사가 신설회사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되지만, 인적분할 시 기존 주주 지분율대로 신설회사 주식이 배정돼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적다. 2022년 당시 소액주주연대도 인적분할을 제안했었다는 점에서 시선이 쏠린다.

풍산 방위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조2610억원, 영업이익 2530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과 비교해 각각 58.4%, 183.2% 늘어난 수치다. K9 자주포 등에 쓰이는 대구경 포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출 실적이 711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방위사업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다만, 풍산디펜스가 설립된다 해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풍산의 주력 제품인 탄약은 공급하는 기업이 많고 기술장벽이 낮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소모품인 특성상 꾸준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출은 정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인적분할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