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무기한 셧다운을 결정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건축용 H형강 생산 거점인 포항 2공장을 무기한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제품 가격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면서 생산을 지속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H형강 수요는 국내 철강사 전체 생산능력(490만톤)의 절반 수준인 246만톤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운영으로 매달 56억원의 고정비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공장 셧다운 조치로 발생하는 유휴인력의 대부분을 오는 11월 이후 당진, 인천, 순천 등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조는 사업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고용 보장이 가능하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구조조정이 반복되면서 다른 사업장마저 감원에 나설 경우 고용보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아울러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지난 17일부터 휴업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현대제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철강업계가 감산·감원 문제로 떠들썩하다 보니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세계 2위 철강 생산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지난 4월 프랑스에서 약 600명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한데 이어, 최근 캐나다 해밀턴 공장 영구 폐쇄와 함께 153명 감원을 결정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도 스틸턴 제철소 등을 일시 중단하면서 관련 인력 950여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업황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대제철이 58억달러(약 8조원)를 들여 건설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가 수출 활로를 열어줄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가동이 2029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US스틸을 품은 일본제철이 시장을 선점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철강 생산능력을 합산하면 연간 8600만톤에 달하는 반면,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연간 생산량은 270만톤(자동차 강판 180만톤, 일반강판 90만톤)에 불과한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