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물동량 정체 우려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승계에 초록불이 켜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액은 7조2234억원,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30.4% 늘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분기 평균 1762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포인트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압박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뒀다.

증권가는 USTR 입항세 부과로 물동량이 정체될 가능성이 남아 있음에도 현대글로비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대부분이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OEM과의 거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회사가 미국에 연간 약 100만대의 완성차를 수송한다는 점을 고려해 환산해 보면 차 한 대당 입항세는 150달러 내외, 평균 차량가액(3만 달러 이상) 대비 0.5%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판매가격에 전가 가능한 액수로 판단된다.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전기차업체 BYD를 고객으로 확보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BYD발 운송 물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해상운송(PCTC) 부문의 논캡티브(그룹사 이외 비계열사) 물량 비중은 50%까지 늘었다. 논캡티브 물량에서는 계열사 대비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완성차는 미국 수출 비중이 약 1%로 극히 적어 관세 영향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연간 매출액 28조원~29조원, 영업이익 1조8000억~1조9000억원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오는 2~4분기에도 글로벌 대외 변수의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운송 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승계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상장 계열사 중 정 회장 보유 지분율(20%)로 가장 높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높아지면 정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해당 자금으로 현대 모비스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들어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은 모두 회사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는 iM증권이 제시한 16만원이며,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18만5000원이다. 각각 현재 주가 대비 45%, 68%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