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로보틱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분할 후 5년 내 상장 제한 조건을 이달 부로 벗어나게 되면서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확대됐다. 전기차·배터리 시장 성장에 힘입어 산업용 로봇 수요가 늘면서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광고홍보비와 경상개발비 등이 증가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협동로봇 생산능력(CAPA) 증대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현대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2월 HD현대로보틱스가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 유치를 위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시선을 끌었다. 당시 회사는 기업가치를 최소 7조원대로 평가했는데 시장의 눈높이와 맞지 않아 실제 투자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로보틱스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시 몸값이 3년 뒤 추정 실적에 비교 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8배를 적용해 책정됐던 것에 주목했다. 양사의 연간 매출액이 두산로보틱스(468억원), HD현대로보틱스(2149억원)으로 4.5배가량 차이나는 점을 고려하면 7조원의 몸값이 과도하지 않다는 의견과, 협동로봇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두산로보틱스와 달리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의 76%를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맞부딪쳤다.

중국·일본 업체의 저가 공세로 산업용 로봇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로봇 수입 물량은 3년 새 40% 넘게 증가해 지난해 1만3000대를 넘어섰다. 수입 제품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확대됐다. HD현대로보틱스가 가격 경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격경쟁은 통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HD현대가 용접하는 휴머노이드를 2027년까지 상용화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HD현대는 현재 HD현대로보틱스의 프리 IPO나 상장 관련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모회사의 현금창출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HD현대로보틱스 자금 수혈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는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강달러 수혜를 받으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7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늘었다.